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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되는 히트펌프, 건물 감축효율은 7위… 성과평가 체계 ‘빈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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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영 기자

승인 : 2026. 09. 0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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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감축재정 지출 3위·감축량 4위
투입 예산 대비 감축효율은 7위 그쳐
NDC 감축경로-재정투입 연계도 한계
히트펌프 확대 맞춰 성과관리 과제로
히트펌프 실증현장 점검 (2)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 7월 삼성물산 주거성능연구소를 방문해 히트펌프 실증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기후에너지환경부
정부가 국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히트펌프 보급을 확대하고 있지만 건물부문은 투입 예산 대비 온실가스 감축효율이 전체 부문 중 7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히트펌프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의 주요 감축수단으로 비중을 키우는 가운데 재정 투입과 실제 감축효과를 연계해 평가하는 체계도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8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제주에서 약 20세대 규모의 '에너지제로 주택단지' 구축에 착수해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ESS), 히트펌프 등을 통합 운영할 계획이다. 앞서 기후부는 2027년 열에너지 전기화 예산을 올해 157억원에서 859억원으로 5.5배 확대하고, 수계기금의 히트펌프 지원도 2억원에서 130억원으로 늘렸다.

히트펌프의 역할은 정부가 마련 중인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도 커졌다. 12차 전기본 전력수요 재전망안에서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53%를 전제로 한 건물부문 히트펌프 전환량은 358만5900석유환산톤(toe)이다. NDC 61% 시나리오에서는 422만1900toe로 17.7% 늘어난다. 두 시나리오에서 유의미하게 정책수단이 달라지는 부문도 건물과 탄소포집·활용·저장(CCUS)이다.

이에 따라 히트펌프는 단순 난방설비 지원을 넘어 NDC와 전력수요 전망에 함께 반영되는 감축수단이 됐다. 정부는 2035년까지 히트펌프 350만대를 보급해 온실가스 518만톤을 줄인다는 목표도 세웠다. 지난해 보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는 지원사업의 성과를 검토한 뒤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히트펌프 보급이 실제 어느 정도의 탄소감축으로 이어지는지는 전력 생산에 사용되는 에너지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26년도 예산안 분석'에서 "히트펌프는 사용 과정의 직접배출은 없지만 전력 생산 과정에서 간접배출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또 "재생에너지 비중이 낮은 상황에서는 탄소저감 효과가 제한될 수 있어 실제 사업 효과를 파악해 중장기 사업 방향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최근 결산에서도 건물부문은 투입한 예산에 비해 온실가스를 줄이는 효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정책처의 '2025회계연도 온실가스감축인지 결산서 분석'에 따르면 건물부문은 감축재정 지출액 규모가 전체 부문 중 3위, 감축량은 4위였지만 비용효율성은 7위에 그쳤다. 또 현행 결산체계로는 재정사업이 국가 감축목표 달성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어렵고, NDC의 부문별 감축경로와 재정투입 간 연계성을 살펴보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기화 역시 용도별 효율과 전력수요 관리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박우영 에너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지난달 열린 '12차 전기본 제4차 대국민 정책토론회' 발표에서 "온도대에 따라 전기화의 효율이 크게 다르다"며 건물은 히트펌프와 열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재생열·미활용열을 함께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박태웅 녹색포럼 의장도 "아파트를 그리드 모듈로 만들 수 있다"며 ESS와 양방향 충전, 히트펌프를 결합한 스마트그리드형 아파트의 시범사업 필요성을 제안했다.

정부도 이처럼 히트펌프를 다른 에너지 설비와 연계하는 방식으로 보급모델을 넓히고 있다. 제주 에너지제로 주택단지는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력을 ESS에 저장하고 히트펌프와 전기차 등을 인공지능(AI)으로 통합 관리한다. 전력비용을 낮추면서 전력망의 유연성도 높이는 게 목표다.

히트펌프가 NDC와 12차 전기본의 주요 전기화 수단으로 반영된 만큼 350만대라는 보급목표를 실제 감축효과와 연결하는 게 과제로 남는다. 전원믹스와 적용 용도에 따라 탄소감축 효과와 비용효율성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보급 규모를 늘리는 것과 함께 실제 감축량을 확인해 향후 보급계획에 반영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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