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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물가안정 위한 금리 인상…취약차주 부담은 누구 몫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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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정 기자

승인 : 2026. 08. 3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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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 의사봉 두드리는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공동취재단
유수정_증명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지 않겠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7월에 이어 8월에도 기준금리를 올린 이유를 한마디로 이렇게 표현했다. 물가 오름세가 더 확산되기 전에 한 번 더 금리를 올려 향후 더 강한 긴축을 피하겠다는 판단이다. 이에 기준금리는 3.00%까지 높아졌다. 하지만 한은이 꺼내든 '호미'의 무게는 취약차주에게도 같았을까.

두 달 연속 인상이 차주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작지 않다. 신 총재도 이번 결정을 "(그간 통화정책의) 관례에서 벗어난 조치"라고 표현할 만큼 인상 속도가 빨랐기 때문이다. 한은 추산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5%포인트 오를 경우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3조7000억원, 차주 1인당 부담은 연평균 59만2000원 늘어난다. 상환 여력이 부족한 취약차주라면 연이은 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한은 역시 취약차주의 부담을 인식하고 있다. 신 총재는 금통위 직후 "이번 금리 인상으로 취약차주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다"며 "저희도 항상 염두에 두고 있고 이번 논의에도 많이 반영했다"고 말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도 취약 중소기업 등을 지원하는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를 연 1.25%로 유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취약차주 부담에 대한 우려에도 한은이 금리 인상을 결정한 배경에는 '물가안정'이라는 최우선 목표가 자리한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6%에서 3.3%로 높아졌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물가안정목표인 2%를 웃도는 2.7%로 전망됐다. 중장기적인 금융시스템 취약성을 보여주는 금융취약성지수(FVI)도 2024년 1분기 37.6에서 현재 46.5까지 상승했다. 특히 9월에는 장기평균을 웃돌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신 총재도 이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지금 '호미'를 꺼내지 않으면 향후 더 강한 긴축이 필요해질 수 있다는 판단을 이번 결정에 반영한 셈이다.

한은이 본연의 역할에 따라 금리를 올렸다면, 그 과정에서 커지는 취약차주의 부담은 다른 정책수단으로 보완해야 한다. 기준금리는 경제 전체의 물가와 금융안정을 겨냥하는 만큼 특정 계층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움직이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신 총재도 정부의 하반기 경제성장 계획에 취약차주 지원책이 포함돼 있다며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금리 인상으로 어려움이 커지는 차주를 선별해 지원하는 것은 재정정책과 정책금융이 풀어야 할 몫이다.

그러나 한은 역시 향후 금리 결정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려 3.00%까지 높아진 만큼, 현재는 물가 지표와 국내총생산(GDP) 잠정치 등을 통해 그 효과와 파급을 충분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이번 결정이 물가안정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해서 추가 인상까지 서두를 이유는 없다. 두 차례 연속 금리 인상이 가져온 변화와 그에 따른 부담을 살핀 뒤 다음 행보를 정해도 늦지 않다. 물가 오름세가 확산돼 '가래'를 꺼내는 상황을 막기 위해 선택했던 '호미'인 만큼, 그 판단은 더욱 신중해야 할 것이다.
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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