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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분권 외치면서 지방교부세 모수는 축소…“지방자치 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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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김남형 기자

승인 : 2026. 08. 21.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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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국세 연동 19.24% 유지해도 미래대응기금 전입액 제외로 지자체 몫 축소
국세·지방세 7대3·교부세율 인상 추진과 엇박자 지적
"자주재원 줄여 중앙 통제 강화…재정집권 우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브리핑하는 박홍근 장관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지방교부세율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산정 기준이 되는 내국세에서 미래대응기금 전입액을 제외하기로 하면서 재정분권 기조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방정부가 용도 제한 없이 쓸 수 있는 자주재원이 줄어드는 대신 중앙정부가 기금을 통해 재원을 다시 배분하는 구조가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행정안전부와 기획예산처가 21일 제1차 재정운용전략협의회에서 발표한 미래대응기금 추진방안에 따르면 지방교부세는 내국세의 19.24%를 배분하는 구조는 유지한다. 다만 계산 기준이 되는 내국세에서 미래대응기금 전입액을 제외하기로 해, 기존 방식보다 지방정부에 배분되는 교부세 규모가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정부가 그동안 내세운 재정분권 강화 기조와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현행 8대2 수준에서 7대3으로 개선하고, 내국세의 19.24%인 지방교부세율도 22~23%까지 단계적으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지방정부가 스스로 정책을 설계하고 재정을 운용할 수 있도록 자주재원을 확충하겠다는 취지였다.

특히 지방교부세는 중앙정부에서 지방으로 이전되는 재원이지만 사용처가 특정되지 않은 일반재원이라는 점에서 국고보조금과 성격이 다르다. 지방정부가 지역 여건에 따라 용도를 정할 수 있어 재정 자율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자주재원으로 꼽힌다.

하혜수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는 "지방교부세는 자주재원이어서 지방자치단체가 재량적으로 용도를 정하고 지출할 수 있기 때문에 자율성을 증대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그 재원을 일부 뽑아낸다면 중앙정부의 의도와 목적대로 통제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교부세 모수를 줄이는 이번 조치는 기존 재정분권 기조와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지방의 재정 자율성이 이미 약화하고 있다는 점도 논란을 키우는 대목이다. 한국지방세연구원에 따르면 지방세·지방교부세가 지방세·교부세·국고보조금 합계에서 차지하는 '자유재원 비중'은 2008년 74.1%에서 올해 64.9%로 9.2%포인트 떨어졌다. 지방세 비중과 자유재원 비중을 함께 반영해 지방정부의 재정 자율성을 보여주는 세입분권지수도 올해 98.5로 100을 밑돌았다. 100 미만이면 세입분권 수준이 후퇴한 것으로 본다.

하 교수는 교부세 자체를 확대하는 것과 중앙정부 기금을 통해 다시 지원하는 것은 지방자치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봤다. 그는 "교부세 비율을 높여 지방에 넘겨주는 조치는 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기존 재원의 일부를 빼내는 구조"라며 "결국 중앙정부의 재정 통제력이 더 커지는 것으로, 재정분권이 아니라 재정집권을 강화하는 조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지방에 재원을 다시 투입하겠다는 입장이다. 기금에 별도의 지방계정을 설치해 지역 성장거점 조성과 정주여건 개선 등에 투자하고, 경제 상황과 지방재정 여건에 따라 지방정부를 추가 지원할 수 있는 근거도 지방교부세법에 신설한다.

행안부 관계자는 "미래대응기금 지방계정 가운데 일부 재원은 꼬리표 없는 일반재원 형태로 지원할 계획"이라며 "세수 결손이나 세수가 장기 추세선을 밑돌 경우에도 기금을 통해 지방정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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