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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대로] 삼전·하닉 근로자 임금, 실적 맞춰 올려야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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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5. 10.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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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욱 논설심의실장
"30, 40대 젊었을 때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이 지금 일어나고 있습니다. 반도체가 우리 경제를 이렇게 강하게 이끌어갈 줄 예상치 못했어요. 이제는 대한민국이 반도체 초크 포인트(choke point)로 자리매김했어요. 우리나라 없으면 세계 제조업이 멈출 겁니다." 삼성전자 임원을 지내고 외국계 회사 한국 법인장으로 일하는 50대 한 인사는 최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계의 막대한 성과급을 두고 이렇게 얘기했다. 삼성전자에 다닌다는 자부심과 자긍심이 대단했다고 말하는 그는 몇 년만 더 다녔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의 성과급을 받게 된 후배들은 어리둥절한 상태에 있을 것 같다고 부러워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인재들에 대한 투자는 정말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라는 게 회사나 증권가의 대체적 예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 물량을 1년 단위로 계약하는 게 보통이었는데, 지금은 3년치 물량 공급 계약을 마무리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는 인공지능(AI) 발달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다. 국내외 기업들은 반도체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엔디비아 등 초일류 기업들도 대만 TSMC를 넘어 이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적극적인 구애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성장이 멈추거나, AI가 고꾸라지지 않는 한 두 회사에 대한 세계 각국 기업들의 구애는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다.

그런데 요즘 두 회사의 성과급을 놓고 때아닌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다. 성과급의 규모가 1인당 수억원에서 십수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계층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게 두 회사의 이익이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커지면서 종전 노사가 합의한 수준의 이익 배분 원칙을 바탕으로 한 성과급은 웬만한 직장인들은 평생 꿈꾸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두 회사가 꾸준히 성장을 한다고 가정한다면, 이들 직장 근로자는 고소득 전문직 부럽지 않은 부유함을 누릴 것이 확실하다.

두 회사 근로자가 때아닌 성과급 잔치를 맞이하게 됐지만, 이게 사회적 논란이 돼야 하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반도체에서 나오는 이익은 '그들만의 리그'에 묻히는 게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반도체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월등히 높지만, 그렇다고 반도체 수출에서 나오는 달러화가 공중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국내 경제를 밀어 올린다. 이들이 애써 벌어들인 이익은 우리 사회 곳곳으로 스며들기 마련이다. 두 회사 근로자가 번 임금은 우리 사회에 골고루 퍼진다. 궁극적으로는 모두가 함께 이익을 나누게 되는 것이다. 이미 동탄이나 평택, 이천 등 두 회사 캠퍼스(공장) 주변 부동산값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식당이나 술집 등 서비스업종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SK하이닉스 청주공장은 영호남 출신 직원들을 흡수하면서 고용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두 회사 근로자는 부동산과 주식을 통해 국가 경제에 직간접적으로 이바지하고 있다. 연구개발(R&D)비 지출 역시 급증할 게 분명하다. 반도체 선순환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이처럼 사상 최대의 성과급은 우리 경제에 온기를 더하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사이클이 있다는 반도체 경기가 이제는 부침이 없이 줄곧 우상향하는 걸로 정리되고 있는 마당에, 이들 두 회사가 벌어들이는 돈은 먼저 사측과 근로자의 전유물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근로자들의 피와 땀이 서려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성과급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오히려 이런 열매를 만들어 가는 두 회사에 무한한 박수를 보내야 한다. 두 회사를 비롯해 반도체 종사자들에게 줄 수 있는 최대한의 임금을 지급해 이들이 중국 등 외국에 한눈을 팔지 않도록 해야 한다. 돈 때문에 회사 기밀을 팔아먹는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이들 기업과 관련 반도체 업계 종사자들에 대한 처우를 지금보다 더 월등히 해줘야 한다. 우리나라의 우수한 인력이 의사 등 특정 전문직에 몰리는 현상을 교정하고,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해 반도체 종사자들에 대한 처우는 지금보다 훨씬 좋아져야 마땅하다.

다만 노조가 파업 등 파국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 파업은 국민적 지지를 얻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사측의 불합리한 경영이 문제가 된다면 노사 협의를 통해 긍정적 결론을 도출하면 될 일이다. 두 회사는 이제 국민기업이 됐다. 일개 사기업의 영역을 한참 벗어났다. 국민이 회사의 주인이고 주주라는 사실을 노사가 명심해야 한다. 두 회사가 반도체 관련 산업 육성과 R&D에도 힘을 보태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고용 창출, 사회공헌 등 사회적 책임에도 민감하게 대응해야 국민 호응을 얻는다. 건국 이래 처음으로 찾아온 반도체 초호황을 노사와 국민 모두 지키고 누려야 할 때다.

이경욱 논설심의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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