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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상호관세 위법”… 대미투자 차질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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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2. 23. 00:01

/연합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별로 차등부과한 상호관세가 미 연방대법원의 위법 판결로 무효화되면서 관세전쟁이 2라운드에 진입했다. 판결에 반발한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에 새로 부과하는 '글로벌 관세'를 하루 만에 10%에서 15%로 인상하겠다며 좌충우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종전 15% 상호관세를 부과받았던 우리나라는 당장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겉으론 미국의 '관세 폭주'에 제동이 걸린 것처럼 보이나, 트럼프 행정부가 고율관세 유지를 위해 온갖 변칙을 다 동원하고 있는 만큼 기대치를 낮추고 차분하게 대응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즉시 효력을 갖는 조치로써, 전 세계 관세 10%를 허용된 최대치이자 법적으로 검증된 15%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미 연방대법원은 전날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를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대체수단을 활용하겠다며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글로벌 관세 10%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다음 날 5%포인트 추가인상까지 발표했다.

무역법 122조는 미국의 국제수지에 심각한 결함이 있을 때 대통령이 발동할 수 있는 비상 권한으로, 전 세계 모든 수입품에 150일 동안 최대 1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이후에도 관세를 계속 부과하려면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별도로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301조 등을 전방위로 활용해 무효화된 상호관세를 대체하겠다는 방침이다.

우리로서는 이 같은 플랜B가 더욱 위협적일 수 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특정 수입품목이 미국의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할 때 대통령이 기한 없이 무제한 관세를 때릴 수 있는 '정밀타격용' 무기다. 이미 자동차·철강·알루미늄 등에 품목관세를 부과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데, 반도체·의약품 등으로도 확대될 수 있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에 불공정하고 차별적 무역관행을 취하는 무역상대국에 보복 관세 등을 매길 수 있는 조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무역대표부(USTR)에 301조 위반 조사착수를 지시했는데, 대미 무역흑자 8위국인 우리나라도 피해가기 어렵다.

따라서 한미 양국이 이미 합의한 3500억달러 대미 투자계획 등을 섣불리 변경하려 했다간 오히려 더 큰 보복을 당할지 모른다. 자칫 우리가 공들인 핵추진 잠수함·우라늄 농축 등 원자력 협정이 깨질 수도 있다. 당정청이 22일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등 대미투자를 이행하기 위한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기로 한 것은 시의적절한 결정이다. 이웃 일본도 미국과 약속한 5500억 달러 규모 대미투자를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고 한다. 우리도 대미투자에 차질이 없도록 여야가 정쟁을 접고 국회 특위 등을 하루빨리 정상화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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