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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거인 대만, 외환보유고 6000억 달러 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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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10. 08. 14:30

사상 첫 기록 달성 금자탑
인구 감안하면 한국 3배
美 관세 등 압박 심해질 듯
대만의 지난달 외환보유고가 사상 최초로 6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인구 차이를 감안하면 한국의 3배를 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대만의 넉넉한 외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미국의 입장을 감안할 때 곧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압박 등이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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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 업무를 취급하는 대만 수도 타이베이(臺北)의 한 은행 전경. 업무를 보는 은행원이 단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외환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다는 얘기가 될 수 있다. 외환보유고 6000억 달러를 사상 최초로 돌파한 대만 금융 기관의 여유가 느껴진다./대만 롄허바오(聯合報).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들이 8일 외신들의 보도를 인용해 전한 바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대만의 외환보유고는 전달 대비 55억1000만 달러(7조8000억 원) 늘어난 6029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중앙은행의 포트폴리오 운용수익 증가, 외환보유고 내에서의 달러화 대비 다른 통화의 움직임, 대만 달러의 변동성 완화를 위한 중앙은행 개입 등이 외환보유고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대만 중앙은행 차이중민 외환국장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및 인공지능(AI) 붐에 따라 지난달 대만 증시와 대만 달러 가치가 강세를 보였다면서 외환보유고가 이런 분위기에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도 설명했다. 또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달러를 사들이고 대만 달러를 판 것 역시 같은 효과를 거두게 했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달 대만 주요 주가지수인 자취안(加權)지수는 6.55% 올랐다. 또 대만 달러 가치 역시 달러 대비 0.44% 상승했다. 시장에서 중앙은행의 개입이 없었다면 대만 달러 가치 상승세가 더 가팔랐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는 것은 이로 보면 정곡을 찌는 것이라고 해야 한다. 상황을 방치했을 경우 대만의 외환보유고가 더욱 많이 증가했을 것이라는 얘기가 될 듯하다.

그러나 이같은 외환보유고의 급증에도 불구하고 대만 중앙은행 측은 갑작스러운 자본 유출 시 충격을 완화하고 대만의 금융 안정을 지키기 위해 충분한 외환보유고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외에 9월 말 기준 외국인의 대만 주식 및 채권과 대만 달러화 예금 보유액 규모는 1조400억 달러를 기록, 전월의 9511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역시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전체 외환보유고의 172%에 해당한다. 대만의 외환 시장이 외국인들이 이탈할 경우 갑작스럽게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사실을 말해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설사 그렇다고 해도 대만이 외환보유고에 관한 한 진격의 거인이라는 현실의 의미는 퇴색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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