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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산하 민권국은 29일(현지시간) 앨런 가버 하버드 총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대학을 '연방 정부와 거래하기 부적합한 기관'으로 간주하는 이른바 '자격 박탈' 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조치가 현실화할 경우, 하버드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연방 연구비와 보조금을 잃게 된다.
앞서 지난 3일 보스턴 연방법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연구비 동결을 부당하다며 22억 달러를 복원하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법원 결정에도 불구하고 백악관이 또 다른 제도적 수단을 활용해 압박을 이어가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행정부 관계자는 "하버드가 반유대주의 문제를 충분히 해결하지 못했다"며 "연방 자금을 받을 자격이 없는 불성실한 기관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버드는 이번 통보에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지만, 그동안 행정부의 조치가 대학의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반발해 왔다. 또 내부적으로도 반유대주의 문제 해결을 위한 조처를 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자격 박탈 절차는 몇 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우선 보건복지부는 모든 연방 보조금 지급을 1년간 중단할 것을 권고했고, 이후 영구 배제 여부를 심사하게 된다. 하버드는 통보일로부터 20일 내 청문회를 요청할 수 있다.
협상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3일 법원 판결 이후 하버드와 백악관의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버드로부터 최소 5억 달러를 받아내야 한다"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