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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가을 징집령 서명…전쟁 장기화 노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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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경 기자

승인 : 2025. 09. 30. 09:33

13만5천명 징집에 “병사들은 영웅” 찬사
전문가 "희생의 정당화 위한 상징적 행위"
화면 캡처 2025-09-30 091300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 연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올가을 징집령에 서명하며 13만5000명의 신규 병력을 소집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인력 보강 조치를 넘어, 전쟁 장기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대통령령을 통해 10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징집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대상은 예비군을 제외한 18∼30세 러시아 시민으로, 복무 기간은 1년이다. 러시아는 모병제와 징병제를 혼합 운영해 왔으며, 징병 연령 상한은 2023년 전쟁 장기화 국면에서 27세에서 30세로 상향됐다.

러시아군 총참모부는 이번 징집 인원은 공식적으로는 '특별군사작전'에 투입되지 않는다고 강조했지만, 장기전에 따른 병력 소모를 메우는 성격이 짙다.

하루 뒤 푸틴 대통령은 '재통합의 날' 메시지를 통해 우크라이나 점령지에 배치된 병사들을 "우리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라고 칭송했다. 그는 "러시아의 안보가 확고히 지켜지고, 돈바스와 노보로시야에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며 "우리의 모든 계획이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점령지 병합을 '역사적 성취'로 포장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국제사회는 러시아가 주장하는 주민투표와 점령지 병합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점령지 합병은 국제법상 불법이며, 서방은 러시아의 영토 주장을 일관되게 거부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의 징집 확대와 '영웅 담론'은 사실상 전쟁의 장기화를 전제로 한 정치적·군사적 동원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는 병력 보충을 넘어 국내 지지층 결집과 점령지 지배력 강화를 노린 상징적 행위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징집령은 전선의 병력 보충 수단일 뿐 아니라, 내부적으로는 '희생의 정당화'를 위한 상징적 행위"라며 "푸틴이 군사적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애국주의 담론을 강화하는 방식"이라고 지적한다.
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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