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차 2.0%p…美 인하 시 외환불안 완화로 여지 확대
지난해 10·11월 연속 인하 전례…노무라 "연내 2% 가능성도"
|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의 8월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보다 2만2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7만5000명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미 노동부 구인·이직보고서(JOLTS)의 7월 구인 건수는 10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고, 이달 6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물가는 둔화세를 나타냈다.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1% 하락해 예상(+0.3%)을 크게 밑돌았고,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에 그쳤다.
이 같은 지표에 따라 CME 페드워치는 9월 연준의 금리 인하 확률을 100%로 반영했다.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이 92%,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이 8%로 집계되며 사실상 인하는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제롬 파월 의장 또한 "노동시장은 수요·공급 둔화 속 기묘한 균형 상태"라고 언급하면서 힘을 싣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전망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주요 글로벌 IB 10곳 중 6곳은 연준이 올해 남은 9월·10월·12월 FOMC 회의에서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나머지 4곳은 연내 2차례 인하를 전망했는데, 이 중 절반은 내년에 3~4차례 추가 인하까지 내다봤다.
국내에서는 한은의 연내 추가 인하 시점에 관심이 집중된다. 현재 한·미 금리차는 2.0%포인트로, 미국이 금리를 내리면 격차가 줄어 외환시장 불안이 완화된다. 이는 한국은행이 국내 성장과 물가, 금융안정 여건에 집중할 여지를 넓히는 요인이다.
시장에서는 연내 두 차례 연속 인하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당초에는 10월 인하 후 11월 동결 시나리오가 시장의 전망이었지만, 미국의 인하 속도가 빨라지면서 10월과 11월 연속 인하 가능성도 부각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에도 10월 금리를 내린 뒤 11월에 연속 인하에 나선 전례가 있다.
노무라증권은 "연내 10월 한 차례 인하와 내년 2월 추가 인하를 기본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면서도 "국내 경기 상황에 따라 10월, 11월 연속 금리 인하가 단행될 확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변수는 여전히 집값과 가계부채다. 기준금리 인하 기조 속에서 대출금리가 낮아지면서 주택 수요를 자극한 측면이 있었고, 이는 곧 집값 상승 압력으로 이어졌다. 한은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서울 아파트값 상승분의 26%가 금리 인하 영향으로 추정된다"며 주택시장 불안이 정책 결정의 핵심 변수임을 강조했다. 6·27 대책 이후 가계부채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서울 주요 지역 집값은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