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서 채용 꺼릴 것"우려
노동부 "출근시간 고정은 오해…
핵심은 단축·유연근무 장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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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부터 초등생 자녀를 둔 학부모를 위한 '10시 출근제'를 전국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누리꾼 사이에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워킹맘들은 "현실을 외면한 정책"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이 대다수다.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10시 출근제'는 근로자 300명 미만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초등생, 유아기 자녀를 둔 학부모 근로자가 최대 2개월간, 임금 삭감 없이 출근 시간을 1시간 늦출 수 있도록 한 것이 골자다. 정부는 시범 운영을 거쳐 내년부터는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기간도 최대 1년까지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이 정책은 지난 2022년 광주광역시에서 처음 도입됐다. 시에서 단축근로로 인한 기업 손실을 보전해주는 방식으로 운영해왔다. 정부는 이 제도를 국가사업으로 전환, 내년도 예산안에도 반영한 상태다.
'10시 출근제'를 반기는 누리꾼들은 "아침마다 전쟁을 치르는 맞벌이 부부에게 유용한 제도"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초등학생을 둔 부모에게 꼭 필요한 정책", "출근 전 돌봄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 스트레스가 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 워킹맘은 "좋은 취지인 만큼, 인력 부족이나 야근 전가 같은 부작용이 없도록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6세 딸을 양육 중이라는 한 30대 워킹맘은 "단순히 출근 시간을 늦춘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며 "아이 등교 후에도 하교 준비, 숙제, 준비물 챙기기 등 돌봄이 계속 필요한데, 그런 현실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차라리 정시 퇴근이 확실히 보장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기업 문화 안에서의 현실적 장벽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지금도 육아기 단축근무제나 휴직 제도가 있지만 제대로 못 쓴다", "회사에서는 눈치 주고, 동료들한테는 진상 취급 받을텐데 승진을 생각한다면 쓴 사람만 손해"라는 반응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10시 출근제'와 관련해 "출근 시간을 10시로 고정한 것이 아니"라며 "이 제도의 본질적 취지는 육아기 근로자의 근로시간 단축과 유연근무를 장려하는 데 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육아기 근로자의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도록, 주당 근로시간을 5시간 단축한 사업주에게 장려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라며, "자율적으로 도입한 기업에는 월 30만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전 10시~오후 5시, 오전 9시 30분~오후 5시 30분 등과 같이, 근로자의 상황에 따라 맞춘다면 문제가 없다"며, "아직 노동부에서 구체적 내용을 발표하지 않은 시점에서, '10시 출근'이라는 명칭으로 알려지면서 일부에서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