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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트럼프-푸틴 15일 알래스카 회담 참석하고, 영토 이양 결단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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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8. 11. 07:17

밴스 미 부통령 "트럼프-푸틴 회담 후 젤렌스키와 3자 회담 일정 고려"
러의 우크라 자포리자·헤르손 철수 여부 놓고 상반된 보도
젤렌스키, 영토 이양 수용 딜레마....키이우 시장 "국민, 전쟁에 지쳤다"
FILES-COMBO-US-POLITICS-DIPLOMACY-UKRAINE-RUSSIA-CONFLICT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부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FP·연합
오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에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과 별도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합류하는 3자 회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밝혔다.

밴스 부통령은 이날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이 회담하기 전에 푸틴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만나는 것은 생산적이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 밴스 미 부통령 "트럼프-푸틴 회담 후 젤렌스키와 3자 회담 일정 고려"
나토 주재 미 대사 "젤렌스키, 알래스카 회담 참석 최선이라면 트럼프, 그렇게 할 것"

그는 "가장 중요한 걸림돌(logjam)의 하나가 푸틴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절대 마주 앉지 않겠다고 말한 것이었는데, 이제 (트럼프) 대통령이 그걸 바꾸도록 했다"며 "우리는 지금 세 정상이 언제쯤 마주 앉아 이 갈등의 종식을 논의할 수 있을지, 그 일정과 그 같은 것을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밴스 부통령은 전날 영국 런던에서 유럽과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을 만나 푸틴과 회담 계획 등에 관해 논의했는데, 이번 인터뷰는 그가 미국을 출국하기 전인 지난 8일 이뤄졌다.

매튜 휘태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재 미국대사는 CNN방송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알래스카 회담에 참석하는 것이 최선의 시나리오라고 트럼프 대통령령이 생각한다면 "그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의 회담에서 러시아의 일방적인 요구만이 반영된 합의안이 도출될 것을 우려하면서 자신들의 관여 없는 모든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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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7년 11월 11일(현지시간) 베트남 다낭에서 진행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단체사진을 찍는 중 대화를 나누고 있다./로이터·연합
◇ 메르츠 독일 총리 "젤렌스키, 미·러 회담 참석 위해 미국과 협력"
블룸버그 "유럽, 미·러 정상회담 전 트럼프와 대화 방안 모색"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이날 독일 ARD방송 인터뷰에서 독일 정부가 젤렌스키 대통령의 미·러 회담 참석을 보장하기 위해 미국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르츠 총리는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러시아와 미국 간에 (우크라이나) 영토 문제가 유럽인이나 우크라이나 국민의 관여 없이 논의되거나 결정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미국 정부도 같은 시각으로 이를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이메일 성명에서 "미국과 러시아 간 모든 합의(deal)에는 우크라이나와 EU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며 "이것은 우크라이나, 그리고 유럽 전체의 안보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유럽 주요국은 미·러 정상회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사전에 대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복수의 인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미국 ABC방송에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을 압박하고 있다며 알래스카 회담이 우크라이나 종전에 대한 푸틴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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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가운데)와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부 장관(오른쪽 두번째)가 2024년 6월 11일(현지시간) 독일 북동부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의 군사 훈련소를 방문해 우크라이나와 독일 군인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AFP·연합
◇ 푸틴 휴전안 중 러의 우크라 자포리자·헤르손 철수 여부 놓고 상반된 보도

지난 6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푸틴을 만난 후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가 전달한 푸틴의 휴전 조건을 놓고 엇갈리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점도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협상에 참여해야 한다는 요구가 설득력이 있음을 보여준다.

위트코프 특사는 6일부터 3일간 전화 통화를 통해 우크라이나 및 유럽 국가 관리들에게 푸틴의 제안을 설명했는데, 8일엔 우크라이나가 도네츠크에서 철수하면서 전선을 동결하고, 그다음 단계에서 푸틴과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평화 계획에 합의하고,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과 협상하는 두 단계 방안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독일 최대 일간지 빌트는 위트코프 특사가 여전히 자포리자와 헤르손 지역 전체를 통제하길 원하는 푸틴을 잘못 이해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푸틴이 우크라이나군이 도네츠크주에서 철수할 것을 요구하면서 러시아는 자포리자와 헤르손 지역의 현재 전선을 동결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 유럽과 우크라이나 관리들이 푸틴의 제안과 관련한 핵심 사항 중 러시아가 일부 영토를 통제하고 있는 자포리자 남부와 헤르손 남부 지역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러시아가 현재의 전선을 동결할 것인지, 군대를 완전히 철수시킬 것인지 등을 파악하려고 했으나 상반된 인상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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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의원들이 7월 3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의회 회의실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제안한 새로운 법안에 대한 표결을 촉구하고 있다. 이 법안은 우크라이나의 반부패 기관의 독립성을 회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AP·연합
◇ 젤렌스키, 일부 영토 이양 수용 딜레마....키이우 시장 "국민, 전쟁에 지쳤고, 크나큰 대가...젤렌스키 결단해야"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가 파괴적인 적대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고 규탄하면서도 "우크라이나는 진정한 평화를 위해 모든 파트너와 가능한 한 생산적으로 일한 준비가 돼 있다. 우크라이나에 관한 문제는 우크라이나가 참여한 상황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오전 영상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은 땅을 내어주지 않을 것"이라며 영토 이양을 거부하면서도 밴스 부통령과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 주재로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과 루스템 우메로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이 같은 날 잉글랜드 켄트의 영국 외무장관 별장인 치브닝하우스에서 가진 만남에 대해선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영토 이양'이 절대 불가라는 입장은 아닌 것일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우크라이나 국내에서 종전 여론이 높아지는 상황은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이날 빌트 인터뷰에서 "영토 양보를 논의하기는 아직 너무 이르다"면서도 "우리나라와 모든 국민이 이 전쟁에 지쳤고, 불행하게도 이 전쟁으로 크나큰 대가를 치렀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복싱 헤비급 세계 챔피언 시절 독일에서 활동해 독일어가 유창한 클리치코 시장은 이전부터 영토 포기를 가능한 종전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로 언급해 왔다.

우크라이나 헌법은 '국경 안에서 우크라이나 영토는 완전하고 불가침하다'고 규정했다. 우크라이나의 독립성이나 영토의 불가분성을 훼손하는 경우, 전쟁 중이거나 비상사태인 경우에도 헌법을 개정할 수 없다. 그러나 영토 변경은 국민투표로 결정할 수 있다고도 규정해 일부 영토를 러시아에 넘겨줄 가능성은 열려 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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