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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방콕포스트·크메르타임스 등에 따르면 양국은 이날 국경 분쟁 지역에서 중화기를 동원해 교전을 벌였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상대방이 먼저 선제 공격을 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태국 군은 캄보디아가 이날 따므언톰 사원 인근 국경 분쟁 지역에 감시 드론을 보낸 뒤 로켓 발사기 등 중화기로 무장한 군대를 투입해 선제 사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 공격으로 태국 군인 2명이 부상을 입었다는 것이 태국 측의 주장이다.
반면 캄보디아는 "태국군이 아무런 이유 없이 캄보디아의 영토를 침범했고 이에 자위권 차원에서 대응 사격을 한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캄보디아의 실권자인 훈 센 상원의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태국군이 캄보디아의 2개 주(州)에 포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무력 충돌은 최근 양국 관계가 급격히 악화된 가운 데 벌어졌다. 지난 5월에는 국경 분쟁 지역에서 양국군이 교전을 벌여 캄보디아 군인 1명이 사망했다. 사태 수습과 관련해 훈센 상원의장과 통화한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는 통화 내용이 유출되며 "자국군 사령관을 험담하고 비굴한 자세를 보였다"는 비판을 받았고 현재 총리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최근엔 국경 분쟁 지역에서 태국 군인들이 일주일 사이 잇따라 지뢰에 다리를 잃는 사고가 발생하자 태국은 "캄보디아가 최근 의도적으로 지뢰를 매설했다"고 비난하며 23일 캄보디아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하고 방콕 주재 캄보디아 대사의 추방을 통보했다. 또 외교 관계를 격하하기로 했다. 캄보디아 역시 태국과의 외교 관계를 최하위로 격하하며 지뢰 매설 의혹에 대해선 "근거 없는 비난"이라 일축했다.
품탐 웨차야차이 태국 총리 대행은 "상황이 매우 미묘하다. 우리는 신중해야 하며 국제법을 따를 것"이라며 확전 자제를 촉구했다. 충돌이 발생한 태국 수린주의 주지사는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자택에 머물며 대피를 준비하라고 당부했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100년 넘게 817km에 달하는 국경선을 놓고 영유권 분쟁을 벌여왔다. 지난 2011년에는 일주일간 포격전을 벌여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 역시 지난 5월 캄보디아 군인 1명이 사망한 총격전에서 시작돼 외교 위기로 번졌고 결국 무력 충돌로까지 이어지면서 양국 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