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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로] 대통령과 재계 회동, 지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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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5. 07. 09. 06:00

안소연
안소연 산업부 기자
재계 총수들이 이재명 대통령과 만난 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았다. 당시 만남도 대통령 취임 단 9일 만에 이뤄진 것이어서 경제 위기 극복이 절실하다는 공감대가 꽤 두텁다는 점이 확인됐다. 지난달 자리에서 기업들은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정부는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히 정리하겠다고 언급했다. 이 언급들을 실행하기에도 벅찬 시간이지만 산업계에는 미국발 관세 부과 현실화, 철강·석유화학 부문의 중국산 저가 제품 범람 등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산업군들이 나아질 기미 없이 제자리에서 고군분투 중이다. 정재계의 다음 약속이 필요해 보이는 이유다.

8일만 하더라도 새벽에 미국으로부터 폭탄같은 편지가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8월 1일부터 한국산 제품에 품목별 관세와 별도로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앞으로 약 3주의 시간 동안 적극적인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미국 시장에서 우리 품목의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산업구조의 특성상 미국발 관세 리스크와 더불어 꽤 오랜 기간 경제를 위협해 온 중국산 공습의 범람도 더는 버티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석유화학 업계는 차포 떼고 다 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간 야심 차게 진행했던 사업군들도 핵심이 아니면 모두 매각하고 있다. 전례 없는 구조조정을 그야말로 살기 위해 진행하는 것이다.

현 상황을 고려하면 대통령과 재계의 만남은 일회성으로는 부족하다. 더욱이 지난달 만남은 재계에서 대표성을 띄는 1~5위와 만남이었지,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철강과 석유화학, 첨단소재 기업들과의 만남은 아니었다. 어려움들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노력만으로는 역부족이기에 산업계는 정부에 실질적인 고충을 알리고, 정부는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야 할 때다. 지금이야말로 자주 만나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지 않으면 위기 극복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

물론 정재계의 잦은 만남은 역대 정부의 사례에서 비롯한 트라우마는 있다. 정경유착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 따라서 전제가 필요하다. 정부와 기업의 대화가 정경유착으로 흐르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정책은 공정해야 하고, 지원은 투명해야 하며 기업의 이익이 국민의 이익과 상충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 이런 기조는 현재 정부가 명확히 가져가는 부분이기에 기업들도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리라 보인다.

무엇보다 지금은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기엔 상황이 급박하다. 투명한 자리에서 만나 2인3각처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한다면 위기극복의 실마리와 구체적인 해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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