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 ‘해결사’ 맡을 정은경 장관 후보자…의료계 기대감↑

정 후보자 “의료계와 신뢰 협력 복원”
의료계 “후보자 전문성·태도 등 기대”
취임 후 의정 테이블 마련 예정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30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정은경 전 질병청장이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의정갈등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봉합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당시 '방역 사령관'으로 불려던 만큼 이번에도 탁월한 리더십으로 화합의 장을 마련할 것이라는 이유다.

정 후보자는 30일 서울 중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 출근길에서 "의정갈등의 가장 큰 문제는 불신에서부터 초래됐다"며 "가장 시급한 건 의료계와 신뢰와 협력 관계를 복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정갈등 수습 핵심으로, 의료계의 신뢰회복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국민, 전문가, 많은 의료인의 목소리, 현장의 의견을 담아 더 체계적인 의료개혁 방안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의료계와 환자단체들은 우선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히 정 후보자의 소통에 대한 강한 의지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한의사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국가적 위기 극복에 헌신해 온 인물이 중책을 맡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내정자가 지닌 전문성과 합리적 태도, 공공의료에 대한 깊은 이해는 현재의 의료 위기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특별시의사회도 의정갈등 해결 기대감을 드러내며 더불어민주당에 의정갈등 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역시 "(정 후보자가) 조속한 사태 해결의 적임자이기를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한성존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대표를 주축으로 지난 28일 재편하고 앞으로 정부, 국회와 전공의 복귀를 이끌 방안을 다각적으로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으로 구성된 의대생 단체들도 정부 측과 대화를 희망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환자들도 환대하고 있다. 한국중증질환협의회는 그를 생명 중심의 보건정책을 실현해 온 실무형 리더라고 평가하며 "이러한 전문성과 책임감은 의정 갈등을 수습하고, 국민 중심 보건의료 체계를 회복하는 데 필요한 최적의 자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정 갈등의 조속한 봉합 △환자 피해 재발 방지책 마련 △의료취약계층의 치료 접근성 개선 △붕괴된 필수·지역의료 회복 등을 요청했다.

의료계 안팎에선 의정갈등을 함께 풀어가야 할 관계 부처인 교육부 수장도 함께 지명된 만큼 청문회를 거쳐 취임하면 의정 대화 테이블도 빠르게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다만, 지난해 2월 의대 증원 이후 병원과 학교를 떠난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복귀가 이뤄져야 하는데, 하반기 전공의 모집 공고가 7월 말로 예정돼 있어 시간이 여유로운 편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