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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이스라엘 첩자 색출 위해 수백 명 체포…‘정적 제거’ 변질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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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의 기자

승인 : 2025. 06. 29. 13:20

이란, 이스라엘 연관 용의자 체포 및 신속 처형
하메네이 정권 '정적 제거' 변질 가능성 지적도 나와
국제앰네스티 “이란이 힘을 과시하려는 잘못된 시도”
IRANIAN-ISRAELI WAR <YONHAP NO-0918> (UPI)
지난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 군 지휘관들과 과학자들의 장례 행렬이 이란 수도 테헤란의 엥겔라브(혁명) 광장에서 거행되고 있다. 이란은 이날 약 60명의 전사자에 대한 국장(國葬)을 시작했으며, 이들 중에는 군 지휘관들도 포함되어 있다. /UPI·연합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핵 농축 프로그램을 계속 가동하던 이란이 미국의 핵시설 타격 직후 이스라엘과의 휴전에 합의한 가운데, 이란 내부에서 이스라엘과 연관된 간첩 색출에 본격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당국은 이스라엘의 이란 군 핵심 인사와 핵과학자 제거가 이란 내에서 간첩 활동을 해온 내부자의 소행이라고 보고, 지금까지 수백 명을 체포하고 수십 명을 즉결 처형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뉴스맥스에 따르면, 이란은 이스라엘과의 전쟁 외에도, 첩자 및 내부 침투자들에 대한 전쟁도 벌이고 있다. 시민들에게는 수상해 보이는 인물을 신고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 대상에는 야간에 선글라스를 착용하거나 모자를 쓴 사람, 도난당한 차량 번호판 신고, 짐칸이 덮인 픽업트럭, 이른 새벽에 돌아다니는 차량 등이 포함됐다.

이달 초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이후 지금까지 수백 명이 용의자로 체포됐으며, 이들은 신속하게 재판을 받고 처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이란 정권은 간첩죄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사형 적용을 확대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막강한 군사력으로 핵시설을 포함한 정부와 군 수뇌부를 잃은 이란 정권이 이스라엘과의 휴전 이후 '간첩 색출'에 본격 나선 것이다.

그동안 이스라엘은 이란 내부에 잠입해 정보 수집, 요인 암살, 사보타주 등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과정에서도 이스라엘은 일부 주요 인사들에 대해서는 이란 내부에서 공격을 감행했고, 이는 모사드가 이란 내 첩보망을 이용해 작전 진행을 한 것으로 이란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정보력은 지난 13일 이란을 공습한 직후 불과 몇 시간 만에 이란 내 고위 장성과 핵 과학자들을 자택에서 제거한 것만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란 전문가인 모하마드 알리샤바니 암와즈 미디어 편집장은 "모사드는 이란 내부에 아주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갖고 있으며, 아마그 중90%는 현지인일 것"이라며 "이들이 누구인지가 가장 큰 의문이다. 지금 이란 내에서는 서로를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란 내부에서는 이러한 강경 탄압이 오히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정권의 정적 제거용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로부터 엄청난 공격을 받은 후 무기력하게 휴전 협상을 한 하메네이 정권이 국내적으로 정치적 위기에 놓였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란 당국이 무차별적으로 용의자 색출에 나선 것을 겨냥해 "이란이 힘을 과시하려는 잘못된 시도"라며 "(이란 당국은) 극도로 불공정한 재판과 처형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란 타브리즈 시민인 모하마드 레자(40) 씨는 "정권에 반대하거나 정권 교체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도 곧 화살이 향할 것"이라면서 "지금 정권은 국민이 정권을 약하게 보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왜냐하면 국민이 정권이 힘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반란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한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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