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한화오션 등 수익성 견인
삼성 빅딜 인수 후 핵심 성장동력으로
K9·천무 수출, 글로벌 방산 수요 수혜
KAI, 우주항공 사업까지 영향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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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화의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1895억원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24.8% 늘었다. 수익성 개선은 자체 사업의 효율화와 더불어 핵심 계열사로부터 유입되는 브랜드 라이선스 및 배당 수익이 견인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계열사 관리 등을 포함한 공통 부문 영업이익은 1651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87.1%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8.8% 증가한 규모로 지주사의 든든한 수익원 역할을 했다.
실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20.6%, 70.6% 증가했다. 방산 수출 확대와 조선 부문의 수익성 회복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그룹 전체 실적 체력이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한화의 재계 순위 상승의 일등공신인 방산 포트폴리오 확대 출발점은 2015년 삼성그룹과의 빅딜이었다. 당시 한화는 삼성테크윈(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삼성탈레스(현 한화시스템), 삼성종합화학(현 한화임팩트), 삼성토탈(현 한화토탈에너지스) 등 삼성의 방산·화학 계열사 4곳을 약 1조90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민간 주도의 자발적 산업 구조조정 가운데 최대 규모 거래로 평가됐다.
당시 인수한 자산들은 현재 한화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 등을 앞세워 폴란드와 중동 시장에서 대규모 수출 성과를 내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글로벌 안보 환경이 급변하면서 방산 기업 가치가 빠르게 재평가된 영향도 컸다.
이와 관련 최근 공정거래위원회 측은 "방위산업 수요 증가가 주요 방산 기업을 보유한 기업집단의 순위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재계 순위가 62위에서 53위로 상승했고 LIG 역시 69위에서 63위로 올라섰다.
김 회장의 승부수는 조선업으로도 이어졌다. 한화는 2023년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며 육해공을 아우르는 통합 방산 체계를 구축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매출 10조7760억원을 기록하며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특수선 사업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무기체계 역량과 결합하면서 해양 방산 분야 시너지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단순 조선업이 아니라 함정과 무기체계를 결합한 미래 해양 방산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우주항공 분야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4일 KAI 지분 10만주를 추가 매입하며 보유 지분율을 5.09%로 높였다. 보유 목적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했다. 한화는 올해 말까지 약 5000억원을 투입해 지분 매입을 이어갈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엔진·레이더 기술과 KAI의 전투기·위성 제작 역량이 결합할 경우 육해공을 넘어 우주까지 연결되는 통합 방산 체계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는 2021년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시킨 이후 누리호 고도화 사업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우주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의 주가 상승세에 더해 비상장사인 한화시스템의 실적 개선, 한화솔루션의 미국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 허브' 구축 등도 그룹 가치 상승을 뒷받침했다. 내수 중심 사업 비중이 높은 전통 대기업들이 성장 정체를 겪는 사이 한화는 방산·조선·에너지 등 수출형 전략 산업 중심으로 체질을 바꾸며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시장도 한화의 변화를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 한화그룹의 통합 시가총액은 지난 4월 기준 180조원을 넘어섰다. 자산 기준 재계 순위보다 앞서 금융시장에서 이미 '재계 5위' 평가를 받은 셈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재계 5위 진입이 김 회장이 10여 년간 추진 해온 M&A 전략과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의 결과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방산과 조선, 우주항공을 축으로 한 수출형 산업 구조 구축과 계열분리를 통한 세대교체까지 동시에 진행되면서 한화가 완전히 새로운 그룹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