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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의 재발견’ 의정부 도시구조, 이제 물길따라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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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진현탁 기자

승인 : 2025. 07. 01. 07:00

익숙했던 하천, 이제는 주목받는 공간으로
시민과 함께한 하천 공간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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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흐르고 사람이 머무는 하천을 만들기 위해 의정부시 일대 하천에는 유채, 메밀, 코스모스, 청보리가 조성되어 있다. 사진은 장암동 일원의 메밀 군락지(왼쪽)와 중랑천 청보리 모습./의정부시
의정부시 하천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흔히들 사람들은 도시에 하천이 있다는 데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늘 그 자리에 있었고 익숙했던 하천 그 자체로 각인되곤 했다. 하천이 '있되 주목받지 않는' 존재였던 셈이다.

하지만 도시가 성장하고 시민의 일상이 공간의 질을 요구하면서 하천이 이제는 주목받는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 탓에 의정부시는 하천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도시를 변화시키는 데 있어 하천의 역할이 달라졌다는 판단에서다.

하천이 단순한 기반 시설이 아닌 도시 구조를 잇는 중심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사람이 머무는 하천'을 만들려는 시의 의지는 지난달 9일 경기도 최초로 '지방하천변 친수공간 사용 및 관리에 관한 규칙'을 제정·공포한 데서도 쉽게 미뤄짐작할 수 있다.

이 규칙은 하천을 단순히 통행로로만 이용하는 것을 넘어 시민이 주도적으로 머무르고 즐길 수 있도록 '사용신청 허가제도'를 도입해 질서 있는 사용문화를 확산시킨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시는 이번 규칙이 그동안 단순히 '지나가는 공간'으로만 여겨졌던 하천을 시민의 여가·문화공간으로 전환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치수'에 집중됐던 도심 하천 기능을 '친수 공간'으로 기능적 변화를 줘 시민 누구나 '걷고 싶은 명품도시'를 조성한다는 게 시의 강력한 의지다.

이에 시는 시 전역에 걸쳐 흐르는 6개 도심 하천 중랑천, 백석천, 부용천 등 6개의 하천 약 28㎞ 구간을 각 하천별 특성을 부각시켜 체험, 학습, 힐링, 문화 등 다양한 환경이 어우러진 하천 만들기에 온힘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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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원천 생태하천 복원 전(왼쪽)과 복원 후 모습./의정부시

◇작지만 분명한 변화의 축적

시가 하천을 시민의 생활 공간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호원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은 그 방향성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2020년부터 망월천교에서 중랑천 합류부까지 약 1km 구간을 대상으로 생태적 복원과 함께 시민 이용을 고려한 관찰시설과 진입 동선을 함께 정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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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락촌 산책로 개선 전(왼쪽)과 개선 후 모습./의정부시

'민락천 산책로 개선사업'을 통해서는 노후된 보행 환경을 정비하고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걷고 머무를 수 있는 길을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변화들은 도시의 외형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일상의 흐름 속에 쌓여왔다. 매년, 계절이 바뀔 때마다 조금씩 시민의 가까이로 다가온 것이다.

청보리길 축제 현장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청보리길 축제현장에서 걷고 있다./의정부시

◇계절이 흐르고 사람이 머무는 하천

하천이 시민에게 체감되는 공간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계절별 초화 군락지 조성사업'에서 비롯됐다.

중랑천, 부용천, 민락천을 따라 유채, 메밀, 코스모스, 청보리 등이 계절마다 자리를 바꾸며 이어졌다. 이 길은 시민들에게 산책로이자 포토존, 지역의 작은 명소가 되기까지 했다.

장암동 일원의 메밀 군락지는 녹지를 넘어 시민의 발길을 끄는 장소가 되었고 파라솔과 벤치 같은 편의시설이 함께 마련되며 하천은 잠시 멈추어 쉴 수 있는 체류형 공간으로 바뀌어 갔다.

특히 중랑천과 부용천이 만나는 합류지점에 조성된 생태쉼터는 두 물길이 만나는 자리를 시민 교류의 공간으로 바꾼 시도였다. 단순히 물이 흐르는 경계가 아니라, 사람들이 모이고 머무는 장면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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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근 의정부시장(왼쪽)이 지난 4월15일 장암동 수락지하차도 인근에서 불법경작으로 훼손된 하천변 복원을 위해 시민들과 스트로브잣나무 묘목을 심고 있다./의정부시

◇도시계획 속 하천의 역할이 달라졌다

시는 이제 하천을 단순한 기반 시설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하천은 도시의 구조를 잇는 중심축으로 자리하고 있으며 시민의 삶과 자연이 만나는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산책길과 자전거길, 휴게 공간을 비롯해 하천변의 쉼터, 접근 경로 등도 함께 설계되며 하천은 통과하는 경로에서 머무는 장소로 성격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기능과 환경, 시민의 이용 편의까지 균형 있게 고려한 결과다. 시는 치수 중심의 안전 확보 작업도 동시에 병행 중이다.

불법 경작지를 정비하고 수락지하차도 인근에 시민과 함께 묘목을 심는 활동은 물리적 복원뿐 아니라 공간에 대한 시민 인식의 전환도 이끌어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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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근 의정부시장(오른쪽 네 번째)이 지난해 10월 19일 '동오마실런'에 참석해 시민들과 달리고 있다./의정부시

◇시민과 함께한 하천 공간 재구성

하천 공간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시민과 함께하는 활동을 통해 더욱 구체화됐다.

지난해 10월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던 '동오마실런'은 하천을 지나가는 공간이 아닌 함께 뛰고 걸으며 경험하는 공간으로 전환한 사례다.

'가로숲길 조성사업'은 고산동과 민락천 일원을 대상으로 시민들이 걷고 머물 수 있는 그늘진 산책길을 만드는 작업이다. 벚꽃길을 연결하고 단절된 수목 구간을 메워가며 일상의 길 위에 계절의 풍경을 더하고 있다. 도시 경관과 생활의 질을 함께 고려한 이 사업은 시민의 발걸음이 머무는 곳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일조했다.

의정부시 생태하천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지난 4월 22일 '호원천 생태하천 복원사업' 현장을 찾아 공사 진행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의정부시

◇생태하천 업그레이드로 의정부 물길이 변화한다.

자연·사람·공간·가치를 의정부 물길 비전의 기본 방향으로 삼아 하천은 점차 변화하고 있다.

시민 누구나 하천을 더 쉽게 누릴 수 있도록 수변공간의 접근성을 개선하고 사람 간의 교류와 소통이 이루어지는 휴게 공간도 함께 조성 중이다.

또한 친수 공간을 통해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장소를 마련하고 지역의 정체성을 반영한 도시 브랜드로 발전시켜 의정부만의 독창적인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의정부시는 하천을 단순한 치수 공간이 아닌 일상 속 문화와 휴식이 어우러진 복합 생활공간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는 생태환경을 보전하면서도 사람 중심의 친환경 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기반이 될 것이다.


진현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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