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장 "대북정책 반복실패 극복하려면
김정은 정치와 전략 정확히 파악해야"
김정은 공포정치 특징, 인사 스타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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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센터장은 김주애가 현재 '후계자 내정 및 수업' 단계를 거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정은은 지난 2022년 11월부터 그의 딸 주애를 열병식 등 주요 행사에 대동하기 시작했다. 국가정보원도 지난해 1월 김주애를 '유력한 후계자'로 파악했다.
정 센터장은 북한의 후계체계 구축과정을 3단계로 나눠 분석했다. '내정-대내적 공식화-대외적 공식화' 3단계 중 주애는 현재 '후계자 내정 수업' 단계를 밟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 센터장은 김정은을 직접 만났던 다수 인사들의 증언을 근거로 제시했다. 김주애가 김정은의 첫째 자식이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 담긴 김정은의 "나도 딸이 있는데"라는 발언을 통해 딸만 2명이 있다고 정 센터장은 분석했다.
대표적인 핵자강론자인 정 센터장은 김정은이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북한은 핵전력을 완성해 적은 비용으로 대남 전략 우위를 확보할 것이며, 생존이나 협상에 필요한 수준을 넘어서는 핵전력을 국가전략 사업으로 강화하고 있다. 정 센터장은 "김정은은 2017년 '핵무력 완성'을 선포하는 강한 목표 의식과 대담성 및 추진력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핵보유에 대한 집착이 단순 생존용이나 협상용이 아닌 이유에 대해선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현상을 타파하고, 미국의 핵우산을 약화시키면서 그들의 요구를 강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다. 단순 생존·협상용이라면 50~60개의 핵무기 보유로도 충분하지만 북한은 핵전력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김정은의 핵보유국 지위를 향한 집념은 과거 '하노이 노딜'에서 비롯됐다고 정 센터장은 평가한다. 김정은은 지난 2018년 싱가포르 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협상 중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 약속을 믿었지만, 훈련 재개로 북한은 협상의 판을 깰 명분을 쥐었다. 김정은은 싱가포르 회담서 약속한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약속을 '하노이 회담'에서 '부분적 비핵화'로 말을 바꿨다.
하노이 노딜 이후 김정은은 2023년 9월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우리 공화국이 존재하는 한 핵보유국의 현 지위를 절대로 변경시켜서도, 양보하여서도 안 되며 오히려 핵무력을 지속적으로 더욱 강화해나가야 한다는 것이 우리 당과 정부가 내린 엄정한 전략적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정 센터장은 "북한이 이처럼 비타협적 입장으로 돌아섰기 때문에 미국이 북한 비핵화 목표를 포기하지 않는 한 미·북 정상외교 재개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정성장 "새로운 안보 정책 핵심은 '한국의 자체 핵보유', 남북 핵균형 이뤄야"
정 센터장은 보수와 진보 정권의 대북 정책이 모두 실패했다고 지적한다. 보수 정권의 대북 압박정책, 진보 정권의 비핵·평화정책이 모두 실패한 만큼 자체 핵 보유를 통해 남북 핵균형을 실현해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초당적 대전략이 수립돼야 김정은의 셈법을 바꿀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 센터장은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안정과 평화를 가져올 새로운 대북·안보 정책으로 한국의 '자체 핵 보유'를 주장한다. 그는 "새로운 대북·안보 정책에서 핵심은 한국이 자체 핵 보유를 통해 남북 핵균형을 이루고, 한반도 문제의 주인이 되며, 한·미·일 또는 한·미·일·영·호 안보협력 확대로 동북아시아에서 더욱 안정적인 질서를 구축해야 한다"며 "북한의 의도와 전략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이뤄지고 한국 정부의 초당적인 대북정책 및 대전략이 수립돼야 비로소 김정은의 셈법을 바꾸고 북한과 평화 공존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이외에도 정 센터장은 저서에서 김정은 출생 장소를 최초 공개한다. 정 센터장은 김정은의 출생지가 "평양시 북동쪽에 위치한 삼석구역 초대소"라고 설명하면서, 미국으로 망명한 김정은의 이모부 리강과 이모 고용숙을 직접 만나 확인한 정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은 1986년 평양 중심부로 이사해 김정일과 같이 거주하며 8살이 되던 생일날 후계자로 내정된 이야기도 저서에 담겼다.
'농구감독'과 같은 성과 중심의 인사 정책 방향에 대한 설명도 나온다. 김정은은 특정 간부가 기대했던 성과를 달성하지 못하면 그 간부에게 책임을 물어 곧바로 강등시키거나 해임하는 식의 인사 정책을 펼친다. 집권 초기 '김정일-김정은 숙청규모 비교' 등 김정은식 공포정치의 현황도 수치로 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