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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민간개방…한전·LH 웨딩홀 ‘하늘의 별 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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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미 기자

승인 : 2025. 02. 27. 06:00

정부 민간 개방에도 활용 저조
지난해 한전 예식장 8건, LH 1건 불과
전·현직 직원 우선 배정 논란
기재부 "지속 점검해 애로사항 개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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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 아트센터 양지홀(왼)과 LH경기남부지역본부./각 사
#올해 4월 결혼을 앞둔 A씨는 지난해 예식 비용을 아끼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던 중 지인의 소개로 한국전력공사 아트센터 양지홀을 뒤늦게 알게됐다. A씨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예약에 도전했으나 아쉽게도 한전 직원들에 밀려 탈락했다. 그는 "흡사 대학 수강신청을 방불케 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것 같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정부가 예비부부들을 위해 한전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예식장을 추가로 개방했지만 이용률은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A씨처럼 뒤늦게 이를 알거나, 신청을 해도 자사 직원들에 밀리는 등 허들이 높기 때문이다.

26일 아시아투데이 취재 결과 지난해 한전과 LH의 예식시설에서 열린 일반인 결혼식은 10건도 채 되지 않았다. 정부의 정책 의도와 달리 일반인들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전 아트센터 양지홀의 경우 지난해 총 160건의 예식 중 일반인 예식은 8건(5%)에 불과했다. 심지어 남서울본부 강당의 경우 총 13건 예식 중 0건이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한전 웨딩홀 이용조건이 자사 전·현직 본인 및 자녀, 친척들까지 광범위하다 보니 일반인들은 신청해도 후순위로 밀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본식이 같은 날짜, 같은 시간대에 신청이 몰릴 경우 1순위는 현직 본인 및 자녀가 된다. 이어 △2순위 전직 본인 및 자녀 △3순위 전·현직 형제자매(처가·시가 포함) △4순위 한전과 관계 없는 일반인 순이다.

또 직원들은 결혼 날짜 6개월 전에 신청할 수 있지만 일반인들은 한 달 늦은 5개월 전에 신청할 수 있어 시작부터 불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청 시간도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로 한정적이다. 심지어 확정된 건을 취소하면 6개월간 재신청이 안된다.

한전 측은 결혼식장 점검 등으로 하반기에 개방했다며, 앞으로 이용건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양지홀은 기존에도 예식장으로 사용돼왔던데다 정부가 지난해 6월 발표했던 점을 감안하면 애초에 소통이 안됐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일반인에게 개방하는 시간대를 별도로 관리하는 등 해결 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것도 문제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기재부 관계자는 "내용을 조금 더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LH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지난해 LH경기남부지역본부 웨딩홀에선 총 22건의 예식이 진행됐으며 일반인 예식은 1건(4.5%)에 그쳤다. LH진주웨딩컨벤션은 결혼식 자체가 열리지 않았다.

공공기관 예식장 개방은 정부가 청년들의 예식비용 부담을 줄이고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내놓은 정책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부의 준비가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정부 정책에 대해 공공기관들이 적극 따르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때문에 정부와 공공기관과 신청 조건, 방법, 서비스 등을 개선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결혼업계 관계자는 "신청조건이 기관마다 다르고 까다로운 부분들이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며 "공공기관 웨딩홀을 적극 홍보하는 한편 예비부부들의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기재부 관계자는 "여러가지 문제점들은 내부적으로도 피드백 받고 논의하고 있다"며 "특히 일반인들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들은 계속해서 점검하고 애로사항 등은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앱이나 홈페이지 개편은 물론 효과적인 홍보 방법 등은 좀 더 고민하겠다"며 "공공기관 웨딩홀은 계속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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