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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中 부동산 시장 내년에도 암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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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4. 12. 23. 14:15

부동산 산업은 한때 GDP의 25% 담당
하지만 거품 터지면서 애물단지 변신
당분간 회복 불능, 경제 당국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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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부동산 거품이 엄청나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인정한 한 매체의 만평. 이 거품이 터지면서 중국 부동산 산업과 시장은 궤멸적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당분간 살아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징지르바오.
부동산 산업은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 경제의 엄청난 효자라고 할 수 있었다. 그것도 금세기에 접어든 이후 20여년 동안이나 줄곧 그랬다. 조금 과장해 말하면 완전히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해도 좋았다.

하지만 지금은 상전벽해라는 말이 실감이 날 만큼 180도 달라졌다. GDP(국내총생산)의 25% 전후를 담당하는 효자 산업이 아니라 처치 곤란한 애물단지가 됐다. 산업 전반에 잔뜩 낀 버블이 빅뱅을 일으키면서 부동산 관련 대기업들이 줄줄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세상에 끝나지 않는 잔치는 없다"라는 불후의 진리를 실감케 하는 상황이 아닌가 보인다.

어느 정도인지는 현재 무려 2조4000억 위안(元·477조 원)으로 늘어난 엄청난 부채를 짊어진 채 2021년 하반기에 디폴트 수렁에 빠진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비극 하나만 살펴봐도 잘 알 수 있다. 이로 인해 현재 창업자인 쉬자인(許家印·67) 회장은 사법 당국에 체포돼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있다. 곧 열릴 재판에서는 사형이나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한때 미모의 젊은 여성들을 선발, 기쁨조까지 운영하면서 황제 부럽지 않게 살았으나 이제 인생에 조종이 울렸다.

헝다를 제외한 랭킹 10위까지의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지고 있는 부채 규모를 봐도 중국 부동산 산업의 상황은 상당히 심각하다고 해야 한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최소 10조 위안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국 GDP의 70%를 훌쩍 넘을 만큼 엄청나다.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이 정상이라면 이상하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도 주택 가격이 폭락하면서 엉망진창이 돼 있다. 전국 각지 중소 규모의 도시들에 너무 저렴한 탓에 '양파 아파트'로 불리는 주택들이 넘쳐나고 있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하지 않다. 베이징과 상하이 같은 대도시라고 용 빼는 재주는 없다. 고점에 비해 주택 가격이 평균 30% 전후 하락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사실에 있다. 전국에 텅텅 빈 주택이 최대 1억5000만 채에 이르는 현실을 봐도 진짜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짓다 만 미완공 주택을 의미하는 이른바 란웨이러우(爛尾樓)가 3800만 채에 이른다는 통계까지 상기할 경우 중국 부동산 시장은 거의 궤멸 수준에 직면했다고 단언해도 괜찮다.

중국 경제 당국은 당연히 현 상황을 방치하지는 않고 있다. 그랬다가는 정말 대재앙이 도래하기 때문에 방치해서도 절대 안 된다. 올해 10월 이후 경기 부양 카드를 계속 꺼내든 것은 진짜 괜한 게 아니었다. 하지만 내년 이후에도 시장 전망은 암담하다. 부동산 관련 업체들의 디폴트가 계속되면서 주택 가격의 폭락이 뉴노멀(새로운 현상)로 고착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산업에 크게 의존하는 중국 경제까지 기로에 봉착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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