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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위기 경고음 우루과이… 지난해 신생아 수, 1900년 이후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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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승인 : 2024. 08. 1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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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수가 적은 우루과이의 한 초등학교에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현지 일간 오리야이메디아
저출산 위기 극복을 놓고 우루과이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우루과이는 특별위원회까지 설치하고 대책을 모색 중이지만 아직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지 일간 엘파이스는 12일(현지시간) 보건부 보고서를 인용, "2023년 신생아 수가 3만1385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우루과이의 신생아 수는 1900년 3만589명 이후 123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현재 344만명인 우루과이 인구는 2040년 354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돌아서 2100년엔 280만명 수준으로 쪼그라들 것이라는 전망도 일각에선 나온다고 신문은 전했다.

100년 전 우루과이 인구는 100만을 밑돌았다. 인구수가 지금의 3분의 1도 되지 않았지만 신생아 수가 지금과 엇비슷했던 건 합계출산율(한 여성이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높았기 때문이다. 당시 6명을 상회한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사상 최저치인 1.24명까지 떨어졌다. 평균 수명과 사망률 등을 볼 때 우루과이가 지금의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선 합계출산율이 최소한 2.1명은 돼야 한다.
2000년대 들어서도 합계출산율이 꾸준히 2명 안팎을 기록해왔던 우루과이에 인구감소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한 건 비교적 최근이다. 2016~2019년 연간 신생아 수가 4만7000명대에서 3만7000명대로 급락하더니 2020년 3만5874명, 2021년 3만4604명, 2022년 3만2301명 등으로 이후에도 해마다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합계출산율 2명선이 붕괴된 것도 2016년이었다. 45세 이상 노산을 제외하면 나머지 전 가임연령대에서 출산율은 낮아졌다. 특히 10대 후반과 20대 초중반에서 출산율은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낙태가 늘면서 출산율이 줄어든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2016년 이후 낙태는 연평균 1만건 정도로 큰 변화가 없었다. 현지 언론은 복수의 전문가를 인용, "낙태보다는 임신을 원하지 않아 피임하는 가임연령의 여성이 늘어난 게 주요 원인"이라고 보도했다.

우루과이는 지난해 전국적인 인구조사를 실시했다. 잠정결과를 보면 지난해 우루과이의 인구는 344만4263명으로 직전 조사가 실시된 2011년보다 1% 증가하는 데 그쳤다. 6만2000명 늘어난 이민자들이 아니었더라면 당장 지난해부터 우루과이는 인구감소를 기록했을 수 있다.

우루과이는 지난해 전문가들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인구감소 위기 극복을 위한 대책을 준비 중이다. 위원회는 지금까지 두 번의 회의를 열었다. 현지 언론은 "출산 가정에 대한 현금 지원, 육아보조 및 지원 확대 등 해외사례를 검토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 중이지만 아직 뾰족한 수를 찾진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남미 경제의 양대 산맥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사이에 위치한 우루과이는 경제적 덩치는 작지만 남미대륙에선 고소득 국가로 분류된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24년 현재 우루과이의 1인당 국민소득은 1만8109달러로 남미에서 가장 높다.

현지 언론은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경제적으로 육아 부담이 커진 것도 임신을 원하지 않는 젊은 여성들이 늘어난 원인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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