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해산’ 태국 전진당, ‘인민당’으로 재편…신규당원·후원금 물밀듯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3.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811010005888

글자크기

닫기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4. 08. 11. 15:26

GUm4ZHlX0AEVR5s
지난 10일 태국 방콕에서 인민당 당원 등록과 후원금 기부를 위한 인파로 붐비고 있는 스타디움 원의 모습. 헌재 판결로 해산된 전진당 이후 출범한 인민당은 4만명이 넘는 신규 당원과 8억원이 넘는 후원금을 마련했다/인민당 페이스북
태국 헌법재판소의 명령으로 해산된 전진당이 인민당으로 다시 태어났다. 지도부의 정치활동이 금지됐지만 재편성된 인민당에는 당원 가입과 후원이 밀려들고 있다.

태국 인민당에 따르면 11일 오후 1시(현지시간) 기준 인민당의 신규 당원은 4만 2400명을 넘어섰다. 기부금(후원금) 역시 2235만밧(약 8억 6650만원)을 돌파했다. 인민당 관계자는 본지에 "오프라인(현장) 당원 등록과 후원은 아직 실시간 업데이트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당원 등록과 후원금이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전보다 훨씬 더 압도적인 추세"라고 전했다.

인민당은 당초 이달 말까지 당비 1000만밧(약 3억 9000만원)을 목표로 했지만 이 목표는 불과 9시간 만에 달성됐다. 인민당은 앞으로 한 달 동안 당원 1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민당은 태국 제1당이었던 전진당(MFP)의 후속이다. 앞서 태국 헌재는 지난 7일 왕실모독죄 위반 혐의로 전진당을 해산시키고 피타 림짜른랏 전 대표 등 지도부 11명의 정치 활동을 10년간 금지시켰다.
이후 정치활동이 금지된 지도부를 제외한 나머지 전진당 소속 하원 의원 143명은 모두 인민당으로 옮겨 '재편성'을 마쳤다. 전진당이 전신이었던 퓨처포워드(FFP)와 유사하게 역삼각형 로고와 주황색을 상징색으로 사용했듯이 인민당도 역삼각형 로고와 주황색을 채택했다. 소속 의원 143명이 모두 적을 옮긴만큼 제1당의 지위도 유지하게 됐다.

인민당의 새 대표는 나따퐁 릉빠냐웃(37)이 맡았다.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기업 임원 출신인 그는 2019년 전진당에 입당한 후 사무총장으로 당의 온라인 전략을 맡아 왔다. 그는 지난 9일 창당 발표식에서 "전진당의 이념을 계승할 것이며 나와 당의 임무는 2027년, 변화를 위한 정부를 수립하는 것"이라 밝혔다. 아울러 왕실모독죄 개정을 조심스럽게 계속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인민당은 "민주적 정치 체제에서 가장 신성한 기관은 국민이다. 국민은 국가를 통치하는 가장 큰 권력을 가지고 있다"며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당이 될 것이며 최고 권력이 국민에게 속하는 태국을 만들 것"이라 밝혔다.

인민당은 이번 헌재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한 빠디빳 순띠파다 전 전진당 의원의 지역구인 핏사눌룩 제1구 보궐선거를 가장 먼저 직면하게 됐다. 나따퐁 대표는 "후보가 정해졌으며 곧 공식 발표할 것"이라며 "하원에 우리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 첫 기회가 될 것"이라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2027년 총선에서 인민당으로만 이뤄진 단독 정부 출범을 목표로 내걸었다.

태국에선 1997년 이후 약 100개 정당이 해산됐다. 퓨처포워드당·전진당처럼 진보 계열 정당이 군부와 보수파에 찍혀 해산된 경우가 많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ST)는 이처럼 해산된 정당의 상당수는 다른 당으로 재탄생하거나 소속을 옮겨 다음 선거에서 더 큰 지지를 얻었다고 전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