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병원 사태로 이스라엘과 인질협상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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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알자지라 방송 등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첫 번째와 두 번째로 큰 병원인 알-시파 병원과 알-쿠드스 병원이 이날부터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유엔 구호기구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알-시파 병원의 연료가 고갈돼 인큐베이터 등 의료장비가 작동을 중단하면서 미숙아 2명을 포함해 환자 5명이 숨졌다. 이 병원에서는 약 40명의 미숙아가 인큐베이터 대신 일반 침대를 사용하고 있어, 추가 희생자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아울러 병원 인근에서 이스라엘군의 폭격이 잇따르면서 지난 10일부터 간호사 3명도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알-시파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신경외과 의사는 "환자와 직원들은 수도도 전기도, 안전한 탈출구도 없는 참담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오래 버틸 수 없다. 긴급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스라엘군이 시가전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며 가자지구 내 환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최대 규모의 병원들이 속속 문을 닫으며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곳은 더욱 줄어들었다. 아울러 곳곳에서 교전이 이어지고 있어 거동이 어려운 환자들이 남부로 이동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옛 트위터)'를 통해 "사망하는 환자 수가 크게 늘고 있지만 병원은 더 이상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안전한 피란처여야 할 병원들이 죽음과 파괴, 절망의 현장으로 바뀌고 있는 것에 세계는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휴전과 의료시설에 대한 보호 조치를 재차 촉구했다.
한편 이날 팔레스타인 관계자는 알-시파 병원의 상황을 이유로 하마스가 이스라엘과의 인질 석방 협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와 관련해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의료시설 피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하마스가 민간인을 방패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병원 측에 신생아 대피를 제안하며 연료 300ℓ를 제공했지만, 하마스의 저지로 무산됐다고 밝혔다.
이에 무함마드 아부 살미야 알-시파 병원장은 "선전전"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자신들이 아이들을 살해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을 뿐"이라며 "30분정도밖에 사용할 수 없는 300ℓ의 연료로 눈속임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