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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국’ 놓고 극한대립, 대기발령·감찰에 ‘직권남용’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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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기자

승인 : 2022. 07. 2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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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경 이어 경감·경위 '전국현장팀장회의' 오는 30일 예고
직협·경찰노조 등 1인 시위·대국민 홍보전 '격화'
윤희근 청장 후보자 '복무규정 위반' 검토
이상민 행안부 장관 '하나회 12·12쿠데타' 비유 논란
경찰청 인근에 세워진 '경찰국 신설 반대' 근조 화환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경찰 내부 반발이 확산하고 있는 2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인근에서 업체 관계자가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는 근조 화환을 세우고 있다./연합
행정안전부(행안부)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정부·경찰 지휘부와 일선 경찰 간 대립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특히 경찰국에 반대하는 전국 경찰서장(총경)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중부경찰서장에 대한 대기발령 조치 후, 갈등이 극한으로 가는 양상이다. 총경 주도로 시작된 일선 경찰의 반발이 경감과 경위 등 하위급으로, 경찰직장협의회(직협)와 경찰노조로도 각각 번지고 있다. 여기에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총경 회의를 '12·12 쿠데타'로 비유하고 "특정 그룹이 주도하는 대단히 위험한 행위"라고 비판에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25일 전국경찰직장협의회(직협)은 오전 11시부터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류 총경의 대기발령 등에 반발해 릴레이 1인 시위에 돌입했다. 이번 1인 시위는 오는 29일까지 예정돼 있다. 이종하 울산 중부경찰서 직협 회장도 이날 류 총경 지지 1인 시위를 했다. 울산 중부경찰서는 류 총경이 대기발령 조치를 받기 전 서장으로 있던 경찰서다. 이 회장은 '울산 경찰은 당신(류 총경)을 응원합니다' 란 문구가 써 있는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또 직협과 국가공무원노동조합 경찰청지부(국공노 경찰청지부) 및 한국노총 경찰청주무관노동조합(경주노)는 서울역과 오송역 등 주요 KTX역사에서 다음 달 2일로 예정된 행안부 경찰국 신설을 저지하기 위한 대규모 홍보전에 나섰다.

단식 투쟁을 했던 민관기 충북 청주흥덕경찰서 직협회장은 "홍보 활동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찰국 신설 관련 시행령 3조 5항에 있다"며 "해당 조항에 따르면 기타 중요 정책이나 필요하다고 하는 사안에 대해 장관에게 보고 및 승인을 받아야 된다고 나와 있는데 너무 광범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부분에 대해선 삭제를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 권력이 비대해진다는 지적에 대해 "경찰이 2021년에 수사권을 가져오고 같은 해 7월에 자치경찰제가 시행됐다"며 "경찰 13만명 중 6만명이 자치경찰로 분리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수사본부가 생기면서 수사경찰과 행정경찰이 다시 분리됐다"며 "이미 경찰 권력은 거대한 공룡이 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분리돼 있다"고 설명했다.

국공노 경찰청지부와 경주노도 이날 경찰 지휘부를 향해 "이제 경찰청은 행안부 장관의 부당한 지시도 거부할 수 없으며, 1987년 이전 치안본부 시절로 돌아갔음을 증명했다"며 "이제는 남영동의 경찰청, 제2의 박종철, 제2의 이근안이 나오지 않는다고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경찰 내부망 역시 류 총경의 대기발령을 강행한 경찰 지휘부에 대한 성토글이 줄을 잇고 있다.

나아가 전국 경감·경위들 역시 오는 30일 '전국현장팀장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성종 서울 광진경찰서 경감은 경찰 내부망에 회의 개최를 제안하며 류 총경 대기발령에 대해 "자신을 버려가며 올바른 행동을 하는 훌륭한 지휘관들을 잃게 되면 우리는 앞으로 자신의 이익에 눈먼 충견 지휘관들 밑에서 정권의 하수인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 글에는 200개에 달하는 지지 댓글이 달렸다. 팀장회의도 총경급 회의와 마찬가지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동시에 진행되며 동참 의사가 있는 미참석자들의 화환 기증도 받을 방침이다. 경찰국 신설의 정당성, 회의 참석 총경에 대한 징계 및 감찰의 정당성에 대해 논의키로 했다.

'경찰국 설치 반대한다'
경찰직장협의회(경찰직협) 관계자들이 25일 서울 중구 서울역 앞에서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대국민 홍보를 하고 있다./연합
정부·여당과 경찰 지휘부는 이번 총경회의를 단순한 의견 수렴이 아닌 '집단행동'으로 규정하고 있다.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류 총경의 행동을) 경찰청장 직무대행의 지시 명령과 해산지시를 불이행한 복무규정 위반으로 판단했다"고 대기발령 배경을 설명했다. 경찰청은 국가공무원법 및 경찰공무원 복무 규정상 복종·지시 의무 위반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행안부와 경찰 지휘부의 조치가 '직권남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휴일에 소속 지방청장에게 보고하고 모인 것인데 오히려 복무위반이라고 하면 직권남용의 소지 있다"며 "과격한 집단행동을 한 것도 아니고 경찰조직 발전을 위해 의견 나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걸 인사 조처를 하는 건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곽 교수는 "(오히려) 징계로 인해 문제가 증폭되고 잠재된 분노를 유발했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이날 총경 회의를 "하나회의 12·12 쿠데타에 준하는 상황"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경찰 지휘부도 아닌 중간급 간부들이 하루 모여 경찰국 신설이라는 경찰 정책에 대한 의견을 모은 회의를 '쿠데타'로 비유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대기발령 상태인 류 총경은 이 장관의 발언에 대해 "너무 심하게 갖다 붙인다"며 "'반발 분위기'를 평가절하하려고 프레임을 만들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 회장도 "하나의 의견을 제출하기 위한 회의다. 무슨 행동을 하지도 않았는데 (쿠데타인가.) 너무 많이 나가신 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한편,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전국 경찰서장의 절반 이상이 동의해서 움직이는 것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며 "힘으로 제압할 수 없다. 전국 서장들을 다 대기발령 할 것이냐. 대응 방식도 즉흥적이고 과격하다"고 비판했다. 우 위원장은 이 장관의 발언에 대해 "말을 심하게 한다"며 "경찰 중립성을 지키고자 하는 서장들을 쿠데타에 비교하는 것은 언어도단에 적반하장"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윤석열 정권의 경찰 장악 음모'로 규정하고 법률적 대응과 국회 대응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을 밝혀 향후 정치권으로 논의가 더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서장 회의 관련 입장 밝히는 이상민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 및 최근 전국경찰서장 회의에 대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연합
박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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