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까치호랑이' 계열의 민화 12점을 비롯해, 호랑이 가죽 문양을 정교하게 묘사한 '호피도' 8폭 병풍 등 다양한 형식의 작품이 출품된다. 특히 18세기 초 화원회화 양식의 '호도', 한국 민화의 시조로 불리는 조자용의 구장품 '용호도', 그리고 리움미술관 소장작 '호작도'와 유사한 구도를 지닌 '호작도' 등이 주목할 만하다.
호랑이는 한국 전통문화에서 산신의 화신이자 벽사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조선시대에는 실제 호랑이가 자주 출몰했던 현실적 배경 덕분에 공포와 숭배의 대상이 공존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까치와 호랑이를 함께 그린 '까치호랑이' 그림이 민간에 확산되었고, 까치를 백성으로, 호랑이를 양반으로 빗댄 풍자가 담기면서 호랑이는 해학적이고 인간적인 존재로 변모했다.
이번 전시는 18세기 초 '출산호도'(出山虎圖) 형의 '호도', 좌호(앉은 자세)의 '백호도', 그리고 사선형 자세의 '월하죽호도' 등을 통해 시대별 회화양식의 변화를 보여준다.
|
이번 전시는 단순한 회고전이 아니라, 한국인의 삶 속에서 호랑이가 지닌 다층적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자리다.
'88서울올림픽 호돌이'와 '2018평창 수호랑' 등 현대 문화 콘텐츠 속 호랑이의 재등장은, 그 상징이 여전히 수호와 유머, 민중적 정서를 담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나문화재단 관계자는 "호랑이는 시대마다 다른 얼굴로 우리 곁에 있었던 존재"라며 "이번 전시가 전통 속 호랑이의 미학과 현대적 생명력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오는 19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