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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산책]전작들의 패착 반복하지 않은 ‘트론: 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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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기자

승인 : 2025. 10. 08. 06:00

1982년 개봉한 1편은 시대 너무 앞서가 흥행에 재미 못 봐
2편도 실패…후속작 제작 중단 이후 시리즈화 제동 걸려
8일 개봉한 3편은 대중적 재미 강화해 편하게 볼 수 있어
트론 아레스
자레드 레토가 영화 '트론: 아레스'에서 연기하는 주인공 '아레스'는 인공지능(AI)이 만들어낸 무결점 병기다./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천재 프로그래머 '이브 킴'(그레타 리)은 죽은 여동생의 유지를 받들어 현실과 가상 세계의 교류와 공존이 가능한 코드를 찾기에 이른다. 그러나 라이벌 '줄리안'(에반 피터스)은 가상 세계 '그리드'에서 끌어올린 인공지능(AI) 병기 '아레스'(자레드 레토)를 앞세워 이 코드를 빼앗고 전 세계를 지배하려 한다. 무한 재생이 가능한 무결점 전투 기계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29분만 버틸 수 있는 '아레스'는 점차 선악을 구분하기 시작하고 '줄리안'의 명령에 마침내 반기를 들게 된다.

8일 개봉하는 '트론: 아레스'는 시각 효과에 컴퓨터 그래픽(CG)을 본격적으로 도입한 할리우드 오락물의 효시인 1982년작 '트론'의 손자 뻘 작품이다. '트론'은 인간이 가상의 사이버 공간에 갇힌다는 설정과 지금 보면 허접하나 당시로서는 최첨단의 시각적 이미지로 공개됐을 때 많은 화제를 뿌렸지만, 지나치게 시대를 앞서간 나머지 흥행에서는 큰 재미를 못 본 '저주받은 걸작'이다.

그로부터 28년이 흘러 2010년 개봉한 '트론: 새로운 시작'은 1편의 주인공 '케빈 플린'(제프 브리지스)과 그의 아들 '샘'(가렛 헤드룬드)을 함께 등장시키는 방식으로 전작의 내용을 이어받고 대중성을 가미해 흥행 반전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 역시 무위로 그쳐 후속작으로 기획됐던 '트론: 어센션'의 제작이 취소되는 등 시리즈화에 제동이 걸리는가 했다.

트론 아레스
셀린 송 감독의 '패스트 라이브즈'로 익숙한 한국계 미국인 배우 그레타 리는 '트론: 아레스'에서 여주인공 '이브 킴' 역을 맡아 쉴 틈 없는 액션 연기에 도전한다./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이 같은 우여곡절을 딛고 만들어진 '…아레스'는 앞선 두 작품의 패착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생경한 용어가 난무하고 설정 역시 다소 난해하게 와 닿을 수 있지만 막상 스크린에 구현된 결과물을 보면 이해가 어렵지 않을 뿐더러 어색하지도 않아서다. 일례로 극중 가상 공간 '그리드' 속 AI 병기 '아레스'를 현실로 끌어내는 기술은 자칫 허황돼 보일 수 있지만 3D 프린터와 비슷해 의외로 낯설지 않다,

연출자인 요아킴 뢰닝 감독과 주연·제작을 겸한 자레드 레토 등 제작진이 대중적인 재미를 좀 더 진하게 추구하려 노력한 흔적은 캐릭터들의 보편성이 강해진 것에서 우선 찾을 수 있다. 유한한 삶을 무한하게 받아들이는 인간의 특성에 동화돠는 '아레스'와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의로운 성품의 천재 프로그래머 '이브 킴' 모두 액션물의 남녀 투톱으로 익숙한 인물들인 덕분에 줄거리 이해의 진입 장벽이 낮게 느껴진다. 여기에 모터바이크의 장쾌한 밤거리 질주와 아날로그식 일대일 격투 장면을 얹어 익숙한 액션 쾌감을 이끌어내고, 각성한 주인공의 다음 여정을 예고하는 마무리로 관객 친화적 요소를 강화한다.

50대 중반의 나이에도 사이버 펑크 액션물의 매끈한 수트 차림을 잘 소화해내는 자레드 레토와 '패스트 라이브즈'로 얼굴을 알린 그레타 리가 빚어내는 연기 호흡도 기대 이상이다. 기왕이면 CGV의 아이맥스(IMAX) 혹은 롯데시네마의 슈퍼플렉스 등 큰 스크린으로 감상하기를 추천한다. 12세 이상 관람가.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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