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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31 ‘녹색전환’ 내세우는 한국…감축예산 2배에도 성과관리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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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영 기자

승인 : 2026. 11. 0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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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전기화 확대·탈탄소 논의
한국 감축예산 늘었지만 성과 산정 미흡
분산전력망 5929억 감축예상량 없어
380개 사업 중 예산액 일치 178개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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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에서 전기화 확대가 주요 의제로 떠오른 가운데, 한국은 내년 전력부문 감축예산을 두 배로 늘리고도 전력망 등 주요 투자사업의 감축예상량을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감축예상량의 99.6%가 재생에너지 금융·보급지원 두 사업에 집중되면서 대규모 재정투자의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평가할 정량 지표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COP31가 9일부터 20일까지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열린다. 의장국 튀르키예는 2035년까지 세계 최종에너지 소비 중 전력 비중을 35%로 높이는 '35-by-35 글로벌 전기화 서약'을 추진한다. 한국도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과 전기국가 비전을 앞세워 동참할 계획이다.

서약은 산업·수송·건물의 화석연료 사용을 전기로 대체하고 전력망을 확충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석탄 등 화석연료를 줄이지 못하면 전기화만으로 배출량을 낮추기 어렵다. 지난해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8.5% 늘었지만 원전 발전량이 2.2% 줄고 석탄발전량이 2.2% 증가하면서 전력부문 온실가스 배출량도 0.2% 늘었다.

정부는 2030년 재생에너지 100기가와트(GW) 보급을 위해 송전망의 재생에너지 수용능력을 119GW에서 171GW로, 배전망은 84GW에서 110GW로 높일 계획이다. 에너지저장장치(ESS) 확충과 계통접속 제도 개선을 통해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의 전력망 접속도 늘리기로 했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7년도 온실가스감축인지 예산서 분석'에 따르면 내년 전환부문 감축예산은 3조1154억원으로 올해보다 105.2% 증가했다. 그러나 36개 사업 중 감축예상량을 수치로 산정한 정량사업은 6개에 그쳤다. 나머지는 정성사업 7개와 연구개발 사업 23개로 구성됐다.

내년 전환부문 감축예상량 약 149만톤의 99.6%는 재생에너지 금융지원(126만톤)과 보급지원(22만톤) 두 사업에서 나온다. 반면 인공지능(AI) 기반 분산전력망 산업육성에는 5929억원, 공공주도 해상풍력 단지개발 지원사업에는 617억원을 편성했지만 두 사업의 감축예상량은 산정하지 않았다.

정부가 추진하는 200조원 규모의 녹색전환 재정투자도 연도별·분야별 배분계획과 재원별 구분이 제시되지 않았다. 2027년도 온실가스감축인지 예산 대상 380개 사업 가운데 중기재정계획의 내년도 계획액과 예산안이 일치하는 사업은 178개에 그쳤다. 일부 사업은 전년도 예산을 그대로 기재하거나 금액 단위를 잘못 적용하는 등 예산서 작성에서도 오류가 드러났다.

국제사회 역시 화석연료 감축을 위한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마련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해 COP30에서 전환 로드맵 채택이 무산되자 브라질 의장국은 지난 3일 별도의 로드맵을 발표했지만 각국에 이행 의무를 부과하지 못했다. 이번 총회에서도 온실가스 감축 작업프로그램(MWP)의 연장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지만 화석연료 감축 시기와 실행방안에 대한 합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의찬 세종대 석좌교수는 "COP에서 선언적인 합의에 그치더라도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연계되면 강한 강제력을 갖게 될 수 있다"며 "수출 비중이 큰 한국은 그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는 만큼 화석연료 전환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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