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10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5.38% 하락한 7만6108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오전 8시20분에는 전날보다 6.3% 떨어진 7만5586달러까지 밀렸다가 다시 7만6천달러선을 만회했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하루 전보다 7.6% 하락한 2241달러를 기록했으며 XRP는 7.05% 내린 1.21달러, 솔라나는 6.25% 하락한 90달러에 거래됐다.
이번 하락의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미국 증시에서 나타난 AI 관련주의 급락이 꼽힌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52% 하락한 2만4315를 기록했다.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2% 넘게 급락했다. 엔비디아가 9% 이상 하락하고 AMD와 마이크론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두 자릿수 낙폭을 기록하는 등 AI 산업 전반으로 매도세가 확산한 것이다.
미국 중간선거 결과도 기술주 투자심리를 흔든 요인이다.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에서 우위를 확보하면서 AI 데이터센터 건설과 전력 인프라 확충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데이터센터 건설을 둘러싼 지역사회의 반발과 전력·수자원 부담 등이 정치적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민주당이 의회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온 친가상자산 정책과 AI 산업 육성 기조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예상도 제기된다.
이 같은 흐름은 가상자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비트코인은 최근 AI 데이터센터 사업과 연계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채굴업체들의 주가와 함께 움직이는 경향을 보여왔다. 일부 채굴업체가 기존 채굴 시설과 전력 인프라를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활용하면서 두 산업 간 연관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AI 인프라 투자 둔화 우려가 커지면 채굴업체의 사업 가치와 수익성에 대한 기대도 낮아질 수 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하면서 가상자산 역시 매도 대상이 됐다는 분석이다.
가상자산 시장 내부에서도 자금 이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는 11월 2일 3억9860만달러, 3일 1억1560만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여기에 파생상품 시장의 대규모 청산도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코인데스크가 코인글래스 데이터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5일 기준 24시간 동안 가상자산 파생상품 시장에서 10억달러 이상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다.
미국 통화정책도 향후 시장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내부에서는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목표치를 웃돌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물가 안정을 위해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준이 지난주 기준금리를 3.75~4.00%로 동결했지만, 추가 긴축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점은 가상자산과 같은 위험자산에 부담이다.
중장기 가격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소 엇갈렸다. 조슈아 림 팔콘엑스(FalconX) 글로벌 마켓 공동대표는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데이터센터 구축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는 의미가 시장에 반영되면서 새로운 매도세가 유입되고 있다"며 중간선거 직후 가상자산 시장의 반등에 대해 "선거 결과가 이미 예상됐던 만큼 당시 상승은 상당 부분 공매도 포지션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안도 랠리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단기적인 가격 하락만으로 가상자산 시장의 중장기 성장 가능성을 부정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재스퍼 드 마에르 윈터뮤트 트레이더는 "단기적으로 시장이 어디에 안착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중기적인 관점에서는 여전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가격 흐름에서는 비트코인의 7만5000달러선 방어 여부가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현재 가격이 해당 구간에 근접한 만큼 추가 하락이 이어질 경우 투자자들의 심리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후에도 하락세가 지속된다면 6만2000달러대까지 조정 폭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30일 이동평균선인 8만1319달러를 회복하면 8만4800달러를 넘어서는 반등을 시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