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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 발표 때마다 가슴 졸여”…베트남 유학생 10만명 시대, 유치 이후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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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11. 0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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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성적·재정 갖춰도 비자 불허 사례…현장에선 심사 결과 예측 어려움 호소
정부·지방대학은 취업·지역 정주 강조…학생들은 한국 근무 후 귀국도 희망
양적 확대 넘어 질적 관리 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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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026 베트남 한국유학박람회' 현장의 모습/하노이 정리나 특파원
"비자 발표 날에는 너무 긴장됩니다. 학생들을 열심히 준비시켰는데도 비자가 나오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1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026 베트남 한국유학박람회'에서 만난 당 람 장 베·한문화센터 센터장은 한국 유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으로 비자 발급 문제를 꼽았다. 하이퐁에서 학생 20여 명을 인솔해 박람회를 찾은 그는 지금까지 100명 넘는 학생을 한국에 유학 보냈다고 소개했다.

당 센터장은 "한국어능력시험(TOPIK) 2급을 취득하고 재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던 학생이 비자를 받지 못한 적이 있다"며 "왜 비자가 나오지 않았는지 학생도 저도 알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비자가 거부되면 다음 입학 시기에 맞춰 서류를 다시 준비해야 하는 만큼 학생들의 부담도 크다는 설명이다. 그는 "좋은 학생들이 비자 문제로 한국 유학을 포기하고 미국이나 유럽, 일본, 중국 등 다른 나라를 선택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부는 유학생 유치 규모를 늘리는 데서 나아가 교육과 취업·정주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9월 '외국인유학생 인재양성 혁신전략'을 발표하고 대학과 유학원 간 표준협약서 도입, 외국 학력 검증 강화, 대학의 유학생 교육역량 제고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유학생을 얼마나 많이 유치하느냐보다 어떻게 교육하고 우수 인재로 양성하느냐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취지다.

법무부도 지난달 7일 외국인 유학생 비자제도 개선 협의회의 논의 결과를 발표하고 비자 정책을 단순한 유치에서 성장 지원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TOPIK 4급 이상 취득자 등에 대한 재정능력 입증서류 면제와 지역 산업 수요에 맞춘 유학생 유치·정착 지원 등이 추진 과제에 포함됐다. 동시에 유학 목적의 적정성 검증과 불법취업 방지를 위한 관리도 강화할 방침이다.

유학생을 유치한 이후의 진로 설계 역시 과제로 꼽힌다. 한국 정부와 비수도권 대학들은 외국인 유학생이 졸업 후 지역 기업에 취업하고 장기적으로 정착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저출생과 지역 인구 감소에 대응하는 동시에 산업현장의 인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다.

다만 베트남 학생들의 진로 계획이 반드시 장기 정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박람회에서 만난 18~19세 학생들 가운데 대다수는 한국에서 2~3년 일하며 경험을 쌓은 뒤 베트남으로 돌아오고 싶다고 밝혔다. 한 학생은 "먼저 발전한 한국의 선진적인 모습을 배우고 돌아와 고국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베트남인에 대한 배타적인 분위기가 느껴져 장기간 체류하는 것은 꺼려진다는 반응도 있었다.

반면 한국의 비수도권 대학들은 유학생의 지역 취업과 정주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충남대 유학생 유치 담당자는 "우리 대학도 외국인 유학생들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별도의 취업박람회를 운영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들은 유학생들의 학업 적응과 졸업 이후 진로 지원도 주요 과제로 보고 있다.

특히 언어 장벽은 유학생들이 넘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충남대 관계자는 "한국어를 공부하고 입학한 학생들도 한국 학생들과 같은 수업을 듣고 과제를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며 "언어가 돼야 취업도 되고 정주도 가능한 만큼 무료 말하기·쓰기 수업과 TOPIK 대비반 등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박람회에는 한국 대학 72곳과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 등이 참여해 유학부터 취업·정주까지 연계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입학 단계의 비자 발급 문제부터 학업 적응, 졸업 후 취업과 체류에 이르기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도 확인됐다. 유학생 30만명 시대를 맞은 한국이 유치 경쟁을 넘어 이들의 다양한 진로와 안정적인 체류를 뒷받침할 수 있을지가 향후 정책의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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