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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듣다 한국 유학 꿈꿔요”…하노이 달군 한국유학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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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11. 01.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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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학 72곳 등 90여 기관 하노이 집결. 유학·취업·정주 상담 한자리에
고교생부터 석사과정 지원자까지 한국행 관심…대학도 현지 맞춤형 유치 경쟁
베트남, 중국 제치고 외국인 유학생 첫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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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이달 1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026 베트남 한국유학박람회'에서 한국 대학 부스를 찾아 상담 중인 현지 학생들의 모습/하노이 정리나 특파원
"어렸을 때부터 한국을 좋아했어요. 지금은 열렬한 K팝 팬이고요"

지난달 31일과 1일 이틀에 걸쳐 베트남 하노이 그랜드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26 베트남 한국유학박람회'에서 만난 투(19)는 한국 유학을 선택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가 대학에서 선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전공과 학비였다. 미디어커뮤니케이션과 물류 분야에 관심이 있다는 그는 이날 하노이에 부스를 차린 여러 한국 대학들의 입학 조건과 장학금 제도를 살펴보고 있었다.

한국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질문은 무척 꼼꼼했다. 아예 진학을 희망하는 대학 목록을 만들어 어머니와 함께 박람회를 찾은 흐엉(18)은 목표로 했던 부스들을 찾아 상담내용을 꼼꼼히 기록했다. 친구들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훙(18)도 "인터넷이나 유학원을 통해서만 정보를 얻는데는 한계가 있었는데 오늘 학교 사람들과 직접 이야기하니 목표의식도 더 뚜렷해지고 좋았다. 꼭 '과잠'이란걸 입어보고 싶다"고 했다.

베트남이 한국의 최대 외국인 유학생 출신국으로 떠오르면서 한국 대학들의 현지 인재 유치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교육부와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이 주최한 이번 박람회에는 서울대와 고려대, 한국외대 등 국내 대학 72곳을 비롯해 대학·유관기관 76곳이 참가했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과 공공기관까지 포함하면 참가 기관은 90여 곳에 달한다. 1일까지 이틀간 진행된 이번 행사는 올해 해외 한국교육원이 주관한 유학박람회 중 최대 규모다.

첫날 행사에서는 온라인 사전등록자만 2400여 명에 달했다. 현장 등록을 위한 대기 줄이 이어졌고, 일부 인기 대학의 상담 부스에서는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할 정도로 학생들의 관심이 높았다. 특히 한국 대학 진학을 일찍부터 준비해 온 고등학생들이 학부모와 함께 대학별 교육과정과 입학 요건을 비교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아들과 함께 박람회를 찾은 마인(43)씨는 "과거엔 일본으로 유학을 많이들 갔지만 한국에서 배울 게 더 많다는 생각이 든다. 치안도 안전하고, 우수한 교수진과 (학습) 인프라도 좋아보여서 아들의 유학을 적극 응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노이 외곽 지역에서도 단체 방문이 이어졌다. 항구도시 하이퐁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며 유학원을 운영하는 당 람 장 베-한문화센터 센터장은 이날 학생 20여 명을 데리고 박람회를 찾았다. 교통체증으로 이동에만 약 3시간이 걸렸지만 학생들은 한국 대학의 입학 조건과 장학금 제도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하노이까지 왔다. 이 관계자는 "학생 중 10명 이상은 학사과정 입학을, 6명은 석사과정 진학을 희망하고 있다"며 "학교 수준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그다음으로 장학금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유학에 대한 관심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2026년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국내 베트남 유학생은 9만6834명으로 전체 외국인 유학생 30만7464명의 31.5%를 차지했다. 2022년 3만7940명에서 4년 만에 약 2.6배로 늘었다. 올해 처음 중국을 제치고 국적별 외국인 유학생 수 1위에 올랐다.

베트남 현지의 한국어교육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2026~2027학년도 기준 베트남에서 한국어를 정규 또는 방과후 과정으로 가르치는 초·중등학교는 213개교, 학습자는 4만4139명으로 집계됐다. 전 학년도보다 학교는 49개교, 학생은 9792명 증가했다. 현지 유학원 관계자들은 고등학교 졸업 전에 이미 한국어능력시험 2~3급 이상을 취득하고 한국 대학의 학위과정에 직접 진학하려는 학생들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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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미연 주베트남 한국대사(왼쪽에서 세번째)와 강기훈 한국외국어대학교 총장(왼쪽에서 네번째) 등이 2026 베트남 한국유학박람회 현장을 찾아 부스를 살펴보고 학생들을 만났다/하노이 정리나 특파원
이처럼 한국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늘면서 대학들도 특성화 전공과 유학생 지원 제도를 앞세워 유치 경쟁에 나섰다. 충남대는 기숙사와 한국어 보충교육 등 유학생들의 학업·생활 적응을 돕는 프로그램을 강조했다. 충남대 유학생 유치 담당자는 "예전에는 아르바이트에 관한 질문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장학금과 기숙사에 대한 문의가 늘었다"며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기숙사와 무료 한국어 말하기·쓰기 수업, TOPIK 대비반 등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외대는 학교의 강점을 살린 특성화 전공을 내세웠다. 외국인 대상 한국어교육에 특화된 KFL학부를 비롯해 경영학과,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국제학부 등이 대표적이다. 학교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한국어·한국학 교육이 확대되고 있어 한국어 교원이나 강사 등으로 진출할 수 있는 KFL학부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K콘텐츠의 영향으로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전공도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대학 총장들도 유학생 유치전에 직접 힘을 보탰다. 강기훈 한국외대 총장과 김용승 가톨릭관동대 총장 등이 참석해 베트남 학생 유치에 관심을 보였다. 강 총장은 45개 언어 및 지역학 교육의 강점을 AI·반도체 등 공학 분야와 결합해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베트남외교아카데미와 하노이국립외대, 호찌민인문사회대 등 현지 대학들과의 '2+2 교육과정' 추진 계획도 소개했다.

김현동 하노이한국교육원장은 "이번 박람회가 학생들에게는 성장과 진로 설계의 기회가 되고, 양국 대학에는 우수 인재 양성과 지속적인 교육협력 확대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내실 있게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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