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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5위 한화 74주년에… 김승연은 ‘낙관 금지령’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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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기자

승인 : 2026. 10. 1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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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사서 자축 아닌 '위기론' 꺼내
지정학적 분쟁·산업환경 급변에 경고
100년 넘어 200년 기업 향한 핵심 동력
선택과 집중·주인의식·도전정신 꼽아
AI기술·안전경영 바탕 경쟁력도 강조
"낙관주의는 결코 설 자리가 없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창립 74주년을 맞아 내놓은 메시지에는 재계 5위에 오른 데 대한 기쁨보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산업환경에 대한 위기의식이 짙게 묻어났다. 지난해 '글로벌 선두'라는 목표를 제시했다면 올해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선택과 집중'을 강조한 것이다.

11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9일 임직원에게 전달한 창립 74주년 기념사에서 "끊임없는 지정학적 분쟁, 급격한 국내외 산업환경 변화가 많은 난관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고 뚫고 나갈 경로를 확보해 정면 대응해야 100년 한화, 200년 한화를 준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이 특히 경계한 것은 글로벌 시장의 급변하는 경쟁 구도다. 그는 방산과 해양, 에너지, 금융, 기계 등 한화가 경쟁하는 전 분야에서 '피아 식별의 유효성이 매우 짧아졌다'고 진단했다. 국제 정세에 따라 기업 간 경쟁과 협력 관계가 빠르게 바뀌는 만큼 시장 변화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김 회장은 "정확하게 타깃을 설정해 신속하게 역량을 쏟아부어야 한다"며 전략적 유연성과 강력한 추진력을 동시에 갖출 것을 주문했다. 단기적인 성과에 머물지 않고 변화하는 시장에 맞춰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다.

한화는 방산 수출 확대와 미국 조선시장 진출 등을 통해 해외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 등을 앞세워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한화오션은 미국 필리조선소를 기반으로 현지 조선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해외 사업은 각국의 정책과 수주 경쟁, 현지 생산 여건 등에 영향을 받는 만큼 사업 기회를 실제 성과로 연결하는 것이 과제다.

김 회장은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기술로 AI를 지목했다. 위성과 통합방공체계, 첨단 엔진 등 우주항공 분야에 대한 55조원 투자 계획을 언급하며 이들 사업의 근간이 국방 AI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과 기계, 서비스 분야에서도 AI 기반 기술이 뒷받침돼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쟁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조직의 자세로는 주인의식과 도전정신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사업이 곤경에 빠지고 조직이 고비에 처했을 때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앞장서 활로를 찾는 리더라야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방산과 해양 분야에서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는 한화 특유의 도전정신을 꼽았다.

안전 경영의 중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김 회장은 최근 한화시스템 구미사업장을 방문한 사실을 언급하며 "큰 성과는 안전에서 출발하고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미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어떠한 가치도 안전과 생명에 앞설 순 없다"며 임직원과 가족이 안심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드는 것이 리더의 기본 자질이자 중점 과제라고 강조했다.

한화는 1952년 화약 사업으로 출발해 기계와 석유화학, 금융, 에너지, 방산, 해양을 거쳐 우주항공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올해 자산총액 기준 재계 5위에 올랐다. 김 회장은 "각 사업 분야에서 미래를 창조하는 리더가 돼야 한다"며 "지난 74년을 같이 일궈온 한화를 더욱 빛나게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이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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