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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페스트연구소 연구원 사망, 병원 통째 격리…트럼프 “매우 강력히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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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10. 06.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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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촉자 전원 의학적 관찰…현지 매체 "최대 200명"·셸레호프 병원 입원동 폐쇄
러 당국 "검체·연구소 조사서 병원성 미생물 비상 상황 미확인"
폐렴형 페스트, 호흡기 입자로 사람 간 전파…미치료 시 치명적
ADDITION Russia Disease
2019년 러시아 시베리아·극동 이르쿠츠크 페스트 방역 연구소가 공개한 날짜 미상의 사진으로 연구소 직원들이 실험실에서 근무하고 있다./AP·연합
【기사 요약】
▲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시베리아 페스트 방역 연구소 연구원 사망 사건을 매우 강력히 주시하고 있다며 러시아를 최대한 돕겠다고 밝혔다.
▲ 러시아 당국은 페스트 감염을 확인하지 않았으며 숨진 연구원의 검체에서 업무 관련 미생물이 검출되지 않았고 연구소에서도 병원성 미생물 관련 비상 상황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 현지 매체는 셸레호프 지역 병원 입원동 격리와 함께 최대 200명이 의학적 관찰 대상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 폐렴형 페스트는 호흡기 입자를 통해 사람 간 전파되고, 치료하지 않으면 치명적이지만 증상 발현 24시간 이내에 치료하면 회복률이 높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러시아 시베리아 페스트 방역 연구소의 병원체 유출 의심 사고와 관련해 "우리는 이 문제를 매우 강력히 주시하고 있다"며 러시아를 최대한 돕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당국은 숨진 연구원이 '원인 불명의 폐렴' 진단을 받았으며 검체와 연구소 조사에서 페스트 감염이나 병원성 미생물 관련 비상 상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정확한 사고 경위와 추가 감염 여부를 추적하고 있다.

트럼프 푸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5년 8월 15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 북부의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AFP·연합
◇ 트럼프 "러 페스트 의심사고 강력 주시"…"가능한 최대한 돕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방금 그 소식을 들었다"며 "우리는 그들(러시아)을 도울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그들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균이 예전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더 강해졌다"며 이번 사고가 "러시아에는 큰 문제"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그런 일을 겪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거친 질병"이라며 "우리가 예전에는 통제할 수 있었던 질병인데 어떻게 된 일인지 그 미생물들은 더 강하고 더 똑똑해졌다. 그들은 군대 같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이 사안을 논의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항균제 내성(antimicrobial resistance)'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폐렴형 페스트 자체는 조기에 진단되면 항생제로 치료가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 러 28세 연구원 '시험관 파손' 보도 뒤 사망…병원 격리·최대 200명 관찰

미국이 상황 파악에 나선 배경에는 러시아 연구소 직원의 사망과 당국의 광범위한 방역 조치가 있다. 1930년대 페스트 대응 기관으로 설립돼 현재 직원 95명이 근무하는 이르쿠츠크주 셸레호프시의 이르쿠츠크 페스트 방역 연구소 연구원 다리야 시필로바(28)가 지난달 25일 페스트 병원체가 든 시험관을 깨뜨렸다고 러시아 언론이 전했다.

시필로바는 지난달 29일 중증 폐렴 증상으로 입원한 뒤 숨졌으며 2022년 이 연구소에 들어와 2023년부터 페스트 미생물학부에서 일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인구 약 4만명의 셸레호프시 시장 막심 모딘은 시필로바가 입원했던 지역 병원의 입원동이 격리돼 환자를 받지 않고 검사 일부도 중단됐다고 밝혔고, 2000명 이상이 일하는 인근 이르쿠츠크 알루미늄 공장은 직원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구했다.

현지 독립 매체 '류디 바이칼라'는 셸레호프 병원 외에 이르쿠츠크 시내 의료기관과 산부인과 병동도 폐쇄됐다고 전했다. 관찰 대상자는 최대 200명에 이른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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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찍은 러시아 이르쿠츠크주 셸레호프의 감염병 전문병원인 의료지원·구조센터./로이터·연합
◇ 러 당국 "연구소서 병원성 미생물 사고 확인 안돼"…부랴티야 수장 "페스트 가능성"

다만 연구원의 페스트 감염이나 병원체 유출은 아직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 러시아 소비자보호감독청(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은 4일 시필로바가 '원인 불명의 폐렴' 진단을 받았으며 "환자의 검체에서 직업 활동과 연관된 미생물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연구소의 생물안전 요건 준수 여부를 점검했으나 병원성 미생물과 관련된 비상 상황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소비자보호감독청은 시필로바 접촉자들에게서 감염성 질환과 관련된 건강 이상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과 연관된 추가 사망이나 환자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페스트 발병에 관한 소문을 듣지 말라"며 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의 발표에 의존할 것을 당부했고, 겐나디 오니시첸코 전 소비자보호감독청장은 타스통신에 페스트가 아닐 가능성이 가장 높고 설령 페스트라 해도 러시아에서 확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알렉세이 치데노프 부랴티야 공화국 수장은 시필로바가 "페스트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부랴티야 지역에는 페스트 집단 발병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치데노프가 사망 원인을 페스트와 연결지어 공개적으로 언급한 유일한 당국자라고 짚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인근 바이칼스크 당국의 공지와 연방 방송 렌TV의 보도 등 페스트를 거론한 게시물이 잇따라 삭제됐다고 보도했다.

◇ 루비오 미 국무장관 "경보 사유 아니지만 주시"…CDC·국무부, 사고 경위 파악

러시아 당국의 공식 발표에도 미국 정부는 정확한 사고 경위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고 자체 정보 수집을 진행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은 아이슬란드 방문 중 러시아 당국이 감염된 연구소 직원과 다른 러시아인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관해 일부 정보를 공유했다면서 "경보를 울릴 사유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집중할 사유이자 계속 주시할 사유"라고 말했다.

WP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국무부, 전략대비대응청(ASPR) 등이 관련 정보를 파악 중이며 보건·국가안보 고위 관리들이 이날 백악관에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한 보건 관리는 "우리는 정보가 많지 않다"며 "시베리아에서 일어난 일이다. 누군가 비행기를 타고 미국에 오지 않는 한 위험은 낮다. 우리는 경계해야 하지만 공황에 빠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국무부는 FT에 "많은 세부 사항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우리는 러시아 당국이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고 공개적으로 공유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백악관 코로나19 대응을 이끈 아시시 자는 엑스(X·옛 트위터)에 "우리는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가 전모를 알지 못할 수 있다고 가정하고 그에 맞춰 생물방어 역량을 구축해야 한다"고 적었다. 자는 러시아 보안기관 요원들이 환자 이송 차량을 호위했다는 미확인 보도를 거론하며 이는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WP에 말했다.

WP는 러시아 당국이 정보 공유를 주저하고 러시아 정보기관 요원들이 관여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상황 파악이 복잡해졌다면서 전·현직 미국 관리들이 러시아의 이례적인 대응 수위가 기존 페스트균 샘플을 변형하는 '기능획득(gain of function)' 연구와 관련됐는지도 확인하려 한다고 전했다.

◇ EU,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와 상황 추적…미, 러시아에 신속·공개 정보 공유 촉구

미국에 이어 EU도 러시아 측 정보와 추가 감염 여부를 추적하고 있다.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공중 보건은 언제나 우리의 최우선 순위인 까닭에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의 전문가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유럽이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며 어떤 전염병에도 훨씬 더 잘 대비하게 됐다며 각국이 항생제 비축분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 폐렴형 페스트, 사람 간 호흡기 전파…미치료 시 치명적·조기 치료 땐 회복률 높아

각국이 상황을 주시하는 것은 폐렴형 페스트가 다른 형태와 달리 사람 간 전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페스트는 페스트균(Yersinia pestis)이 일으키며 림프절 페스트(선페스트·bubonic plague)와 폐렴형, 패혈증형으로 나뉜다.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림프절 페스트는 감염된 벼룩에 물려 발생하고 사람 간 전파는 드물지만, 치료하지 않을 경우 치명률이 30∼100%에 달한다고 WP가 WHO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폐렴형 페스트는 가장 독성이 강한 형태로 감염 후 24시간 이내에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호흡기 입자를 통해 사람 간 전파된다. 환자에게는 발열·두통·쇠약과 함께 호흡곤란·흉통·기침·혈담을 동반한 폐렴이 빠르게 진행된다고 CDC는 설명했다.

WHO에 따르면 폐렴형과 패혈증형은 치료하지 않으면 치명적이며,증상 발현 24시간 이내 치료하면 회복률이 높다. 폐렴형의 잠복기는 최대 6∼7일이라고 WP가 전했다. 셸레호프 지역 당국은 접촉자들을 매일 검사하며 관찰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당국이 페스트 감염을 확인하면 WHO에 보고해야 하지만, 페스트균을 확인하는 검체·조직 검사 때문에 보고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한 미 보건 관리가 설명했다.

러시아에서 마지막으로 확인된 페스트 감염은 2016년 몽골 접경 알타이 지역에서 마멋을 만진 10세 소년 사례이며, 소년은 치료를 받고 생존했다고 FT가 보도했다.

백악관 범유행 대비·대응 정책실장을 지낸 폴 프리드릭스 예비역 공군 소장은 WP에 "연구원이 실수를 했다는 현재의 설명은 그럴듯하고 인적 오류는 생물안전 사고의 가장 흔한 원인"이라면서도 "첫 보고는 대개 틀리며 러시아는 역사적으로 실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다지 솔직하게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바이러스학자 이언 존스 영국 레딩대 교수는 이번 이르쿠츠크 사례에 대해 NYT에 "희귀한 실험실 사고로 보이며 더 멀리 번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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