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검역관 3명 직접 방한해 점검
저장고 들어가 보관 상태 살피고
예찰트랩 통해 병해충 관리 확인
연내 12개 수출단지서 92톤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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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경북 김천시에 위치한 새김천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를 방문한 필리핀 농업부 검역관은 이 같은 질문을 하며 우리나라 검역관리 체계를 확인했다. 생산부터 수확 후 선별·저장·포장 등 단계별 병해충 방제 절차를 종합적으로 살폈다. 이날 필리핀 정부 검역관 3명은 우리나라 신선포도(샤인머스캣) 수출농가 및 선과장을 대상으로 현지조사를 실시했다. 올해 처음 국산 포도가 필리핀으로 건너가는 만큼 양국이 합의한 검역요건을 확인하기 위함이다.
앞서 우리 정부는 지난해 11월 필리핀과 국산 포도 수출을 위한 검역협상을 타결한 바 있다. 지난 2007년 협상이 처음 시작된 이후 18년 만의 성과다.
박경희 농림축산검역본부 수출지원과장은 "협상 타결 후 3년간 필리핀 검역관이 한국을 방문해 국산 포도 검역 시스템을 직접 확인하는 현지조사를 실시하도록 양국이 합의했다"며 "선과장과 재배농가 등이 필요한 시설과 서류를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 검역본부가 이를 잘 관리·감독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필리핀 검역관은 선과장을 둘러보며 검역본부가 발급한 각종 서류를 확인했다. 수출검역단지지정서부터 농가 방제기록부까지 '한국산 포도 생과실의 필리핀 수출검역요령(검역본부 고시)'에 규정된 필리핀 측 우려 병해충 관리실태를 확인하기 위한 자료다.
선과장 내부 설비 작동 과정과 선별 물량도 확인했다. 필리핀 검역관은 실제 컨베이어 작동을 요청하며 단계별 병해충 감염 과실 선별 체계를 점검했다. 양국 검역 관계자들은 시끄러운 기계 소음 탓에 목소리가 묻히자 통역관을 사이에 두고 고개가 점점 가까워졌다.
저온 저장시설 내부도 꼼꼼히 살폈다. 모퉁이부터 벽면까지 눈으로 확인하고 손을 갖다대기도 했다. 영상 1도(℃)로 설정된 내부에서 겉옷을 여미면서도 신선도 유지, 저장가능 기간, 수용가능 물량 등에 대한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제럴드 글렌 팡가니반 필리핀 농업부 식물산업국장은 "현지조사에서 중점적으로 점검할 항목은 생산 절차 시스템과 수확 후 병해충 관리 등 프로토콜"이라며 "우려 병해충이 (필리핀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관리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 포장 단계도 관심이 집중됐다. 통상 수출품목은 포장상자 겉면에 농가 및 선과장명 또는 등록번호가 표기된 스티커가 붙는다. 우려 병해충 발견 등 이상징후 포착 시 생산지를 역추적하기 위한 장치다. 검역본부 관계자들은 포장 이후 선적 전 실시하는 표본검사 시연도 진행했다. 필리핀 검역관들은 서로 눈을 맞추며 'Good(좋다)'이라는 말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APC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박우범씨 농가에서는 예찰트랩 등을 확인했다. 필리핀 측이 우려 병해충으로 설정한 벗초파리, 포도 탄저병 등 14종에 대한 관리실태 점검 차원이다.
농장 내부는 다음 달 수확을 앞둔 포도가 봉지에 씌워져 달려 있었다. 필리핀 검역관들은 허리를 90도로 숙여 이동하며 벗초파리 예찰트랩을 살폈다. 양국 합의에 따르면 검역본부 식물검역관은 수확 시작 1개월 전부터 2주에 한 번씩 수출농가를 방문해 재배지 검역을 실시해야 한다. 벗초파리 등이 발견될 경우 해당 재배지에서 수확된 포도는 그해 수출을 즉시 중단한다.
필리핀 검역관들은 인근 과실농가에서 살포한 방제약이 포도재배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고 조사 절차를 마무리했다. 글렌 국장은 "농장이 깨끗하게 관리돼 있다"면서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도 잘 정리돼 있어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농가에서는 필리핀 수출이 개시되면 소득 제고 및 판로 확대 등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샤인머스캣 유통이 많은 상황에 일부 물량을 해외로 돌리면 가격안정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검역본부에 의하면 올 하반기 필리핀 수출 계획 물량은 약 92톤(t)으로 총 12개 수출단지가 준비 중이다.
최진호 새김천농협 조합장은 "과일 수출은 국가별 요건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까다로운 작업이지만 농가소득 확보 측면에서는 도움이 된다"면서 "원활한 수출이 진행될 수 있도록 농가들도 협조적인 상황이고, 농협에서도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농림축산식품부는 국산 포도의 필리핀 수출이 '케이(K)-푸드' 성장에도 일조할 것으로 분석 중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자료를 보면 포도는 신선농산물 중 수출 1위 품목이다. 지난 10일 기준 수출액은 4518만 달러(약 625억원)로 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