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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바닷속·호수밑·산속 온천이 솟았다…日돗토리 ‘머무는 관광’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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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도쿄 특파원

승인 : 2026. 09. 21.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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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지방소멸 韓日기획] 日인구 최저 돗토리의 생존법 온천으로 숙박·식사·상점·교통 연결…지나는 관광을 머물게 인천~요나고 1시간25분…요나고 외국인 숙박객 1위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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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7일 일본 돗토리현 요나고시 가이케 시사이드호텔 우미노시키의 온천탕 너머로 동해가 펼쳐져 있다. 가이케온천은 바닷속에서 솟는 염분을 머금은 온천수로 형성된 해안 온천지다. /요나고=최영재 도쿄특파원
파도가 모래사장으로 밀려들었다. 하얀 포말 너머로 방파제가 길게 뻗었고, 그 뒤로 동해 수평선이 펼쳐졌다. 한국 동해안의 낙산해수욕장을 떠올리게 하는 풍경이다. 지난 7일 일본 돗토리현 요나고시 가이케온천(皆生温泉). 평범한 해변처럼 보이지만 눈앞의 바다 밑에서는 뜨거운 온천수가 솟고 있었다. 1900년 어민이 얕은 바닷속에서 뜨거운 물이 솟는 것을 발견하면서 이곳 온천의 역사가 시작됐다. 염분을 머금은 온천수 때문에 '소금 온천'으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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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일본 돗토리현 요나고시 가이케온천 앞 동해 해변에 파도가 밀려들고 있다. 가이케온천은 바닷속에서 솟는 온천수로 형성된 해안 온천지다. /요나고=최영재 도쿄특파원
이날 구로미 료타(黑見亮太) 요나고시 경제부 문화관광국 관광과 주임의 안내로 가이케 시사이드호텔 우미노시키를 찾았다. 호텔에서는 미나토 히데아키(港英明) 가이케온천여관조합 부조합장 겸 호텔 대표이사 사장이 온천과 숙박시설을 설명했다. 외국인 손님 가운데 어느 나라 관광객이 가장 많으냐고 묻자 미나토 부조합장은 짧게 답했다.
"한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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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일본 돗토리현 요나고시 가이케 시사이드호텔 우미노시키에서 미나토 히데아키(港英明) 가이케온천여관조합 부조합장 겸 호텔 대표이사 사장이 가이케온천의 특징과 외국인 관광객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요나고=최영재 도쿄특파원
현장의 체감은 행정 통계와도 맞았다. 요나고시가 집계한 2025년 상반기 외국인 숙박객은 1만6433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38.9% 늘었다. 국적별로 한국이 가장 많았고 홍콩, 중국, 대만 순이었다. 가이케온천여관조합과 요나고시호텔여관조합 등의 협조 시설을 중심으로 한 통계다.

돗토리는 일본 47개 도도부현 가운데 인구가 가장 적다. 사람이 줄어드는 지역에서 관광의 과제는 단순히 방문객 숫자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찾아온 사람을 얼마나 오래 머물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그 점에서 온천은 지방 관광의 독특한 자산이다. 온천에 들어가기 위해 료칸에 묵고, 저녁과 아침을 먹고, 골목을 걷는다. 숙박비는 료칸에, 식사는 음식점과 지역 식재료 공급자에게, 이동은 버스와 택시로 이어진다. 하루 관광객을 하룻밤 머무는 소비자로 바꾸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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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일본 돗토리현 요나고 기타로공항을 이륙한 항공기에서 내려다본 돗토리현 서부 해안. 동해를 따라 백사장과 시가지가 길게 이어져 있다. 가이케온천도 이 일대 해안권에 자리한다. 인천공항에서 요나고공항까지 비행시간은 1시간 25분에 불과하다. /돗토리=최영재 도쿄특파원
◇서울에서도 도쿄에서도 '1시간대'
가이케에서는 한국이 그 체류객을 공급하는 가장 가까운 해외시장이 되고 있었다. 2026년 9월 운항표 기준 인천발 요나고행 에어서울 RS745편은 오후 1시25분 출발해 오후 2시50분 도착한다. 비행시간은 1시간25분이다. 월·수·목·금·일요일 주 5회 운항한다.

도쿄 하네다에서 요나고까지 걸리는 시간은 1시간15~20분 정도다. 서울에서 와도 불과 5~10분 더 걸리는 셈이다. 요나고 기타로공항에서 가이케온천까지도 차로 약 20분이다. 국경은 있지만 비행시간으로만 보면 서울과 도쿄가 거의 같은 '1시간대 생활권'에서 가이케를 바라본다. 요나고시도 외국인 숙박객 증가의 배경 가운데 하나로 서울~요나고 노선 증편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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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6일 일본 돗토리현 유리하마초 도고호. 호수 주변으로 하와이·도고온천의 료칸과 마을이 이어져 있다. 도고호 일대에서는 호수 밑에서 솟는 온천수를 이용한다. /유리하마=최영재 도쿄특파원
◇호수 밑 온천, 달걀 익히며 기다렸다
바다온천에 앞서 6일 찾은 곳은 돗토리현 중부 도고호수였다. 호수를 사이에 두고 서쪽의 하와이온천과 남쪽의 도고온천이 자리한다. 두 곳 모두 도고호와 맞닿아 솟는 온천수를 이용한다. 온천 료칸이 늘어선 호숫가를 느릿느릿 걸었다. 잔잔한 호수 건너 낮은 산과 마을이 이어졌고, 물가를 따라 난 길은 평탄하고 한적했다.

호숫가 온천수에 달걀을 넣어두고 조금 더 걸었다. 돌아오자 뜨거운 물 위로 김이 피어올랐다. 익은 달걀을 꺼내 들면서 설명으로만 들었던 '호수 밑 온천'이 생활 속 풍경으로 다가왔다. 온천은 이곳에서도 욕탕 하나로 끝나지 않았다. 호수를 바라보는 료칸에 묵고, 물가를 걷고, 온천수로 음식을 익히는 일까지 이어졌다. 자연에서 솟는 뜨거운 물이 숙박과 음식, 산책이라는 체류 경험으로 넓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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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돗토리현 미사사초 미사사온천의 미사사바시와 온천마을. 산안개가 내려앉은 미사사강을 따라 료칸들이 들어서 있으며, 다리 아래에는 무료 노천탕 '가와라부로'가 있다. /미사사=최영재 도쿄특파원
◇산속에서는 온천이 마을을 묶었다
산간지역인 미사사온천에서는 또 다른 모습을 봤다. 앞서 묵었던 160년 가까운 목조 료칸과 미사사강 주변에는 온천과 생활공간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았다. 강변에는 족욕탕이 있고 다리 아래에는 주민과 관광객이 찾는 노천탕이 있다. 료칸 문을 나서면 골목과 식당, 상점이 이어진다. 라돈을 함유한 온천이라는 수질 못지않게 인상적인 것은 온천을 중심으로 마을 전체가 움직인다는 점이었다.

일본의 온천문화가 단순한 목욕문화와 다른 지점도 여기에 있다. 몸을 담그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그곳에서 자고, 먹고, 쉬고, 마을을 걷는다. 과거 장기간 온천지에 머물며 몸을 쉬게 했던 '도지(湯治)'의 흔적도 이런 체류 방식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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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돗토리현 미사사온천 마을의 무료 족욕탕에서 주민과 여행객들이 발을 담그고 쉬고 있다. 온천을 료칸 안에 가두지 않고 골목과 일상 속에서 함께 이용하는 모습은 미사사의 온천문화와 '머무는 관광'을 보여준다. /미사사=최영재 도쿄특파원
◇지나가는 관광객을 '머무는 사람'으로
이번 취재에서 만난 세 온천의 풍경은 달랐다. 도고호에서는 호수와 온천이 붙어 있었고, 미사사에서는 산속 마을 전체가 온천을 중심으로 이어졌다. 가이케에서는 바닷속에서 솟은 온천이 호텔과 해변, 해외 관광객을 연결했다. 그러나 세 곳이 하는 일은 같았다. 사람을 머물게 하는 것이다.

인구가 줄어드는 돗토리에서 온천은 오래된 관광명소만이 아니다. 료칸과 음식점, 교통과 상점, 지역의 일자리를 하나의 체류경제로 묶는 자원이다. 주민이 줄어든 자리에 외지인이 며칠이라도 머물며 지역에서 돈을 쓰게 만드는 장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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돗토리현 취재 중 구글지도 GPS로 확인한 기자의 현재 위치. 동해를 사이에 두고 한국과 마주한 돗토리의 지리적 근접성이 한눈에 드러난다. 인천에서 요나고까지 비행시간은 1시간25분이다. /구글지도 화면 캡처
가이케 해변에서 다시 호텔 쪽을 돌아봤다. 미나토 부조합장이 "가장 많다"고 했던 한국인들은 생각보다 먼 곳에서 오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인천에서 요나고까지 1시간25분. 인구가 가장 적은 일본의 현은 땅속과 호수 밑, 바닷속에서 솟는 뜨거운 물을 '사람을 머물게 하는 힘'으로 바꾸고 있었다.


최영재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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