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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다른 회사와 크게 차별되는 부분을 꼽으라면 바로 이 점이다. 한 회사에 살림을 책임지는 사람이 2명으로, 영역이 각각 나뉜다는 것이다. 박순철 CFO는 전사를, 김홍경 CFO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재무를 맡고 있다. 이는 각각의 사업 조직이 거대할 뿐만 아니라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그런데 최근 삼성전자 내부에서 성과급으로 이를 허물려는 모습이 발견되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 N% 성과급' 논란을 겪고, DX 직원이 주축을 이룬 동행노조가 DS와 동등한 수준의 성과급을 잇따라 요구할 때다. 동행노조는 '같은 회사, 같은 권리'라는 구호 아래 지난달 수원사업장에 이어 이달 21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집회를 개최하며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DX 직원 1인당 자사주 1000주 지급을 거론하면서 전사 성과를 활용한 공통의 보상 재원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경영진의 반응이 없다면 다음달 이재용 회장의 자택이 있는 서울 한남동 일대에서 추가 집회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회사가 지난 19일 노태문 대표이사 사장 주관 경영현황 설명회를 통해 사업 부문별 독립 운영과 보상 원칙 등을 분명히 전달했지만, 좀처럼 물러서지 않는 분위기다.
동행노조 입장에서 인공지능(AI) 호황으로 가격이 급등한 메모리를 사다 쓰며 영업손실을 보고 있는 게 억울할 수 있다. 그러나 시장 환경에 대한 불만이 다른 사업부의 성과를 나누자는 것으로 이어지는 건 전혀 다른 별개의 문제를 건드는 것이다. 회사가 밝혔듯이 두 사업 부문은 지난 2009년부터 분리 운영했고, 올해 신년사마저 따로 냈다. 이런 상황에서 '같은 회사, 같은 권리'를 주장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무엇보다 성과급은 말 그대로 성과에 대한 보상인데, DX가 2분기에 8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추가 성과급을 얘기하는 건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동행노조의 주장처럼 회사가 책임져야 할 부분도 있다. DX의 사업 경쟁력을 회복해야 하는 동시에 구성원의 사기가 꺾이지 않도록 고민해야 하는 건 오로지 경영진의 몫이다. 그렇다고 그 해법이 지금과 같다면 모든 원칙이 흔들리게 된다.
삼성전자에 CFO가 2명인 데는 이유가 있다. 같은 회사라고 같은 장부를 쓰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사업 부문별로 성적표가 다르면 보상도 달라질 수밖에 없는 건 당연한 사실이다. 동행노조는 '같은 회사'라는 명목 아래 DS와 동등한 수준의 보상을 요구하기 이전에 이런 원칙을 되짚어 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