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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미래’ 믿은 30년…이재현, ‘K라이프스타일’로 북미 성장 2막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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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 기자

승인 : 2026. 08. 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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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문화사업에서 출발해 K팝·K푸드·K뷰티로 확장
북미 33개주·현지 임직원 1만2000명
매출 8조원서 2028년 12조원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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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CJ 회장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LA 컨벤션센터'에 마련된 비비고 부스에서 미니완탕과 김치 라면을 맛보고 있다./CJ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 5월에 이어 석 달 만에 미국을 다시 찾았다. 이번 방미에서는 KCON과 올리브영 페스타를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현지 임직원들과 소통했다. 30년 전 '문화가 미래의 산업'이라는 믿음으로 시작한 문화사업이 K팝과 K드라마를 넘어 K푸드와 K뷰티로 확장하며 미국인의 일상에 스며드는 가운데, 이 회장은 이를 하나의 'K라이프스타일'로 연결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이를 기반으로 CJ그룹은 오는 2028년 북미시장 매출 12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이 회장은 이미경 부회장,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과 함께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KCON 콘서트장을 찾았다. 관객들이 아일릿의 'Not cute anymore'를 함께 따라 부르고, CJ ENM 산하 웨이크원 소속 이즈나와 제로베이스원의 무대에 환호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 회장은 전날에도 KCON 현장을 찾았다. 콘서트장 인근 LA 컨벤션센터에 마련된 올리브영 페스타와 중소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K컬렉션' 부스를 둘러봤다. 1400평 규모의 올리브영 페스타에서는 타포린 백을 메고 스킨스캔을 체험하기 위해 줄을 선 미국 젊은 소비자들의 모습을 살폈고, 최근 미국에 출시된 비비고 김치 누들을 직접 시식한 뒤 "킥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CJ ENM의 글로벌 K팝 콘텐츠 플랫폼 엠넷플러스 부스에서는 미국 K팝 팬들의 이용 확대를 주문했다. K컬렉션에서는 국내 중소·인디 브랜드들이 글로벌 소비자와 만나는 현장을 살폈다.

그는 "30년 전 '문화가 미래(산업)'라는 믿음에서 CJ의 문화 사업이 출발했듯이, 이제 콘텐츠·푸드·뷰티 등으로 세계인의 일상을 채우는 '글로벌 K라이프스타일 리더'로 나아가자"고 밝혔다.

CJ의 문화사업은 1995년 미국 드림웍스 투자에서 출발했다. 당시만 해도 식품기업이 영화산업에 투자하는 것을 두고 우려가 적지 않았지만 CJ는 '문화는 미래의 산업'이라는 믿음으로 투자를 이어갔다. 당시 이 회장은 "전 세계인이 매년 2~3편의 한국 영화를 보고, 매달 1~2번 한국 음식을 먹고, 매주 1~2편의 한국 드라마를 보고, 매일 1~2곡의 한국 음악을 들으며 한국 문화를 즐기게 하겠다"는 비전을 세웠다.

이후 멀티플렉스 CGV를 시작으로 영화와 방송, 음악 등 콘텐츠 사업을 확대했고, 2012년에는 K팝을 중심으로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KCON을 출범시켰다. 2020년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으로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위상이 한층 높아지면서 CJ가 걸어온 길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허민회 CJ 대표는 지난 15일 힐튼 글렌데일에서 열린 '글로벌 K라이프스타일 선도 비전 간담회'에서 CJ가 30년 전부터 그려온 비전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방문한 뚜레쥬르와 올리브영, CJ제일제당 사업장과 KCON, 올리브영 페스타 등을 언급하며 "문화에서 시작한 발걸음이 이제 미국인 생활습관에 자리 잡아가는 과정"이라며 "K라이프스타일은 일상화가 됐다"고 설명했다.

CJ는 현재 북미 33개 주에 진출해 있으며 현지 임직원은 1만2000명을 넘어섰다. 식품 생산시설은 20개, CJ대한통운 물류창고는 55개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30년 동안 미국 시장에 10조원 가까이를 투자하며 생산·유통·물류 등 현지 사업 기반을 구축한 결과다. 북미 매출은 현재 약 8조원 규모다.

뚜레쥬르는 지난 6월 기준 북미 205개 점포를 운영하며 2018년부터 8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조지아주에 약 9만㎡ 규모의 자동화 생산공장을 가동해 연간 1억개 이상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도 확보했다. CJ대한통운은 북미 전역에 68개 물류 거점을 운영하며 식품·제약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겨냥한 콜드체인 물류망을 강화하고 있다. 올리브영도 올해 미국 법인을 기반으로 온·오프라인 사업을 본격화하고 서부 물류센터를 구축했으며, 세포라와의 협업을 통해 중소 K뷰티 브랜드의 현지 유통망 확대에 나서고 있다.

또 KCON은 2012년 미국 어바인에서 약 1만명 규모로 출발, 지난해에는 12만5000명이 찾는 글로벌 축제로 성장했다. 2012년부터 2025년까지 누적 오프라인 관객은 235만명에 달한다. K팝 공연을 즐기던 팬들이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보고, 콘텐츠 속 음식과 화장품을 찾는 식으로 소비가 확장되면서 KCON 자체가 K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CJ는 이제 북미 사업의 새로운 성장 단계에 본격적으로 들어선다는 계획이다. 김진식 CJ아메리카 공동 대표는 "2단계 성장을 위해 내부적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있고, 올리브영 진출을 통해 새로운 모멘텀을 가져가려 하고 있다"며 "2028년까지 12조원까지 미주 지역 매출 규모를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식품 사업의 경우 비비고를 중심으로 냉동식품에서 상온식품으로 성장축을 넓힌다. 미국에서 생산하는 햇반을 비롯해 김과 소스 등의 판매를 확대하고 잡채만두와 호떡 등 신규 제품도 지속적으로 선보인다. 냉동식품에서 성과를 낸 '아시안 데스티네이션' 전략을 상온식품에도 적용해 다양한 K푸드를 한 공간에서 경험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유통 전략을 강화한다. 온라인에서는 틱톡숍과 월마트 온라인 스토어 등으로 판매 채널을 넓혀 소비자 접점을 확대한다.
정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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