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전사체 분석 통해 면역 회피 기전 확인
"고위험 환자 선별하고 맞춤 치료 개발에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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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터팽대부암은 담관과 췌관이 십이지장과 만나 합쳐지는 곳에 생기는 희귀암이다.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국내 바터팽대부암 신규 발생 건수는 연간 864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0.3%에 불과하다. 발생 빈도가 매우 낮아 치료법 개발이 더딘 실정이다.
박주경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이끄는 난치암조기진단팀과 장기택 병리과 교수팀, 이세민 울산과학기술원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팀은 최신 암 분석 기술을 활용해 바터팽대부암의 분자 아형 4가지를 규명했다.
기존에는 바터팽대부암을 조직학적 특징에 따라 장형(Intestinal type)과 췌담도형(Pancreatobiliary type)으로만 구분해 왔다. 그러나 연구팀은 삼성서울병원 환자 70명의 세포 전사체를 분석해 악성 상피세포의 특성에 따라 Int-Wnt, Int-Hypoxia, PB-KRAS, Cycling 등 4가지 분자 아형으로 세분화했다. 바터팽대부암을 이처럼 분자 수준에서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중 PB-KRAS형이 환자에게 가장 위협적이었다. PB-KRAS 아형의 비율이 높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사망 위험이 116.6배나 높았다. 이 아형은 암세포의 유전적 불안정성이 높아 변이가 빠르게 일어나고 치료제에도 잘 반응하지 않는 특징을 보였다. 또 성장을 멈춰야 할 시점에도 다시 증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표본 수가 적다는 한계를 고려해 1000번의 가상 시뮬레이션을 진행했지만 같은 결과가 확인됐다"며 "PB-KRAS형이 동일한 바터팽대부암 중에서도 특히 더 치명적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PB-KRAS형이 치료제에도 잘 반응하지 않는 이유도 규명했다. 암세포 주변을 정밀 지도로 만들어 분석한 결과, PB-KRAS형에서는 기능을 잃어가는 면역 T세포(GZMK+ CD8)와 암세포의 면역 회피를 돕는 억제성 대식세포(SPP1+)가 집중적으로 분포했다. TGFB2, SPP1, FGF2 등 면역억제 신호도 포착됐다. PB-KRAS형이 스스로 면역억제 환경을 조성해 공격성을 높이는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박주경 교수는 "이번 연구로 바터팽대부암의 공격성을 결정하는 분자적 기전을 세포 단위에서 규명했다"며 "재발 고위험 환자를 조기에 선별하고 KRAS 및 면역억제 신호를 겨냥한 새로운 치료 전략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NRF)과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KHIDI)의 지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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