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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방부 “아시아 최우선” 선언했지만…전략국제연 국장 “한일 미군기지 북중 공격에 매우 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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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8. 11.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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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비 차관, 제1도련선 거부 억지 천명…동맹에 방위비·자체 방어 확대 요구
"美 배제 중견국 동맹은 망상…보호국 아닌 파트너 원해"
국장, 태평양 기지 다층 방공망 구축 촉구
한미 국방장관 회담
안규백 국방부 장관(왼쪽)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5월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국방부에서 회담하고 있다. 이 자리에 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 정책차관(오른쪽) 등이 배석하고 있다./국방부 제공
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전쟁부) 정책차관은 10일(현지시간) 아시아를 최우선 지역으로 규정하고, 제1도련선(First Island Chain·열도선·일본 오키나와<沖繩>∼대만∼필리핀∼보르네오)을 따라 '거부 기반 억지(deterrence by denial)' 태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콜비 차관은 미국의 전진 배치와 군사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동맹·파트너국에 방위비와 자체 방어 능력 확대를 요구하고, 미국을 배제하려는 '중견국 동맹(middle power alliances)' 구상을 '망상(delusion)'이라고 경고했다.

같은 날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세스 존스 국방·안보국장은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에서 일본·한국·괌 등 태평양 미군 기지가 중국과 북한의 미사일·드론 공격에 "매우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콜비
J.D. 밴스 미국 대통령(왼쪽)이 2025년 3월 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진행된 상원 군사위원회 인준 청문회에 출석한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전쟁부) 정책차관 후보자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밴스 부통령과 콜비 차관은 예일대 로스쿨 동문이다./AFP·연합
◇ 미 국방차관, "아시아서 철수 아닌 뿌리내리기"…제1도련선 거부 억지 태세 천명

콜비 차관은 이날 필리핀 마닐라 스트랫베이스연구소 연설에서 "미국은 분명 아시아에서 이탈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떠나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곳에서 유리한 힘의 균형을 확보하기 위해 뿌리를 내리고 있다(digging in)"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아시아를 최우선으로 여긴다"며 인도·태평양에서 유리한 힘의 균형을 유지하려면 제1도련선을 따라 '거부 기반 억지'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콜비 차관은 이를 위해 서태평양에서 분산된 전구 물류와 사전배치 자산을 강화하고, 동맹·파트너국과 전투 신뢰성을 갖춘 전력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필리핀과 회복력 있는 인프라에 공동 투자하고, 방위협력확대협정(EDCA) 기지를 운용하면서 필리핀 해안경비대와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순찰할 고속대응정(Fast Response Cutter) 4척을 순환 배치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마닐라 방문은 콜비 차관의 첫 동남아시아 공식 순방이다. 그는 필리핀에 이어 인도네시아·태국·캄보디아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AP통신이 전했다. AP는 콜비 차관이 중국의 역내 행동을 직접 비판하던 기존 미국 정부의 화법을 피하면서도 서태평양에 강력한 '거부 방어'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은 재확인했다고 해석했다.

한미일 국방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왼쪽)이 5월 30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3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장관급 원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하면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오른쪽)·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일본 방위상과 대화하고 있다./AFP·연합
◇ 미 국방차관 "미, 보호국 아닌 파트너 원해"…동맹 방위비·자체 방어 확대 압박

다만 콜비 차관은 미국의 아시아 개입 확대가 동맹의 미국 의존을 계속 용인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국가들은 더 이상 미국을 당연하게 여길 수 없다"며 동맹국의 국방비 증액과 자국 방어 책임 확대를 요구했다.

그는 제1도련선 방어 구상에 대해서도 "이 방어 구조는 미국의 어깨에만 의존할 수 없다"며 동맹·파트너국이 자국 군사력을 현대화하고, 영토 방어에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보호국이 아니라 파트너를 원한다(looking for partners, not protectorates)"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콜비 차관이 워싱턴의 신뢰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동맹에 더 큰 부담 분담과 '의존이 아닌 동반자 관계(partnership, not dependency)'를 요구한 것으로 평가했다. AP는 미국이 이란전쟁과 중동에 집중하는 상황에서도 콜비 차관이 아시아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콜비 차관은 동시에 미국을 배제하는 중견국 중심 안보협력에는 강하게 경고했다. 그는 "미국을 배제하기 위해 설계된 중견국 동맹 같은 유행하지만, 피상적인 구상에 대한 망상을 버리라"고 말했다. 동맹과 파트너국 간 협력을 장려하지만, 미국을 배제하거나 대체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어 "서명된 문서나 새로 만들어진 실무그룹이 강압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다"며 "실전 배치된 군사력과 이를 사용할 입증된 정치적 의지가 억제한다"고 강조했다. 콜비 차관은 동맹국의 방위산업과 군사력 확대도 미국의 역내 전력과 통합·보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항공기
3월 2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미군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에 대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E-3 센트리' 조기경보통제기(AWACS)./AFP·연합
◇ CSIS 국장, 이란전쟁 미군 피해 최대 130억달러 분석…한·일·괌 기지 북·중 공격 취약 경고

콜비 차관이 제1도련선을 중심으로 미국의 군사태세 강화를 강조한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미군 기지의 방공 능력은 여전히 취약하다는 경고가 나왔다. 존스 국장은 WSJ 기고에서 미국이 해외 기지와 핵심 인프라, 병력을 적의 미사일과 드론에서 보호할 준비가 충분하지 않다며 "일본과 필리핀에서 괌과 한국에 이르기까지 태평양 전역의 미군 기지와 기타 인프라는 중국과 북한의 미사일과 드론에 매우 취약하다"고 경고했다.

존스 국장은 이란이 '에픽 퓨리 작전(Operation Epic Fury)' 개시 이후 중동에서 2000회 이상의 항공·미사일·드론 공격을 가해 8개국에서 미군이 사용하는 최소 20개 시설에 피해를 줬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의 공격으로 미군 항공기 42대 이상이 파손되거나 파괴됐고, 미국의 장비 손실과 시설 피해는 최대 130억달러(18조4392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구체적인 인명·시설 피해도 컸다. 존스 국장은 최근 이란의 요르단 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 공격으로 미군 3명이 숨지고, 격납고 등 기반시설이 파손됐다고 밝혔다. 카타르에서는 미군 연합항공작전센터(CAOC)가 심각한 피해를 입었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미군 병력과 항공기가 피해를 봤다. 바레인의 미국 해군 중부사령부 본부와 레이더·위성통신 시설도 공격받았다고 존스 국장은 설명했다.

존스 국장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2022년 2월 이후 드론·미사일 공격에 대응해 방공 체계와 전자전 장비, 센서를 확대하고 대(對)드론 그물망과 콘크리트 장벽, 지하시설까지 구축한 점을 강조하면서 미국이 이런 교훈을 중동 미군기지 보호에 적용하는 데 "너무 느렸다"며 "태평양의 도전은 훨씬 더 크다"고 지적했다.

존스 국장은 특히 중국이 이란보다 규모가 크고 성능이 뛰어난 드론과 순항·탄도·극초음속 미사일 전력을 갖춰 더 심각한 위협이라고 평가했다.

사드
3월 5일 경북 성주군 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지에서 방공무기 발사대 해체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연합
◇ CSIS 국장, 패트리엇·간접화력방어능력·대드론 3단계 방어 제안…지하시설·기지 분산도 촉구

존스 국장은 미군기지와 핵심 인프라를 보호하기 위한 장거리·중거리·단거리(upper-range·medium-range·short-range) 3단계 능동방어체계 구축을 제안했다. 그는 장거리 단계에서 이미 공급이 부족한 패트리엇 방공체계를 확충하고, 중거리 단계에서는 순항미사일 등을 요격하는 간접화력방어능력(IFPC)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단거리에는 자폭 드론을 요격하는 코요테(Coyote)와 메롭스(Merops) 체계를 제시했다.

존스 국장은 고출력 레이저와 고출력 마이크로파 등 지향성 에너지 무기(directed-energy weapons·DEW), 무선주파수(RF) 재밍과 전자전 체계도 드론 대응에 효과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능동 방어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지하시설과 대드론 그물망, 철조망, 고밀도 다층 콘크리트 방벽 등 수동 방어 시설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존스 국장은 이란과 우크라이나가 활용한 기만전술도 제시했다. 패트리엇 방공 체계나 전투기처럼 보이는 미끼(decoy)를 배치해 적의 공격을 유도하고, 해·공군 기지를 분산해 한 차례 공격으로 대규모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존스 국장은 의회가 국방부의 시설 유지·복구·현대화 자금을 증액하고, 국방부가 이를 신속히 집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드론과 미사일이 만연한 세상에서 준비 부족으로 미국은 이미 막대한 대가를 치렀다"며 "중국과 이란, 북한, 러시아가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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