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트 안타·주루 활용도 증명…'유틸리티맨'
방출 위기 뒤 기회 잡은 배지환 입지 넓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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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워키는 9일(현지시간) 배지환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뒤 곧바로 26인 로스터에 등록했다. 배지환은 이날 위스콘신주 밀워키 아메리칸패밀리필드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3-3으로 맞선 7회초 2루 대수비로 투입됐다. 그리고 7회말 첫 타석부터 자신의 장점을 보여줬다. 1사 후 기습적인 1루수 앞 번트로 내야안타를 만들어냈다.
지난해까지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4년 연속 빅리그를 경험한 배지환이 올 시즌 메이저리그 첫 경기에서 기록한 첫 안타였다. 9회말 무사 1루에서는 다시 보내기 번트로 주자를 진루시키며 벤치가 요구한 역할을 수행했다. 후속타가 나오지 않아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수비와 주루, 작전 수행 능력을 앞세워 자신이 왜 빅리그에서 활용 가치가 있는 선수인지를 보여줬다. 밀워키는 연장 10회말 결승점을 뽑아 4-3으로 승리했다.
배지환에게 밀워키 이적은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 피츠버그에서 빅리그 경험을 쌓았지만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 잡지는 못했다. 빠른 발과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수비 능력은 분명한 장점이었지만, 타격에서 꾸준함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입지가 흔들렸다. 결국 올 시즌에는 메츠 산하 트리플A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했고 지난 5일 방출이라는 아픔까지 겪었다.
그런 배지환에게 밀워키는 다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무대다. 특히 당장 매일 선발로 나서는 것보다 경기 상황에 따라 2루와 외야 등을 오가며 활용되는 '멀티 플레이어' 역할이 현실적인 출발점이다. 배지환의 빠른 발은 경기 후반 대주자 카드로도 가치가 있다. 접전 상황에서 수비와 주루를 동시에 맡길 수 있다는 점 역시 장점이다.
실제로 데뷔전부터 밀워키 벤치는 배지환의 장점을 활용했다. 대수비로 들어간 뒤 번트 안타로 출루했고, 다시 보내기 번트로 작전을 수행했다. 화려한 장면은 아니지만 빅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감독이 믿고 임무를 맡길 수 있는 선수'라는 인상을 남기기에는 충분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배지환의 이번 이적이 진짜 커리어 전환점이 되려면 타격에서 존재감을 보여줘야 한다. 수비와 주루는 분명 활용도를 높여주지만, 매일 경기에 나서는 주전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타석에서 상대 투수에게 부담을 주는 선수가 돼야 한다. 피츠버그 시절에도 배지환은 빠른 발과 운동능력으로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타격의 기복이 발목을 잡았다.
밀워키에서 제한된 출전 기회를 받더라도 타석에서 확실한 결과를 쌓는다면 백업 내야수·대주자에서 로테이션 자원으로 올라설 수 있다. 반대로 수비와 주루만으로 버티면서 타격 생산력을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오히려 지금의 상황은 배지환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메츠에서 방출되면서 한 차례 커리어가 끊겼지만, 밀워키는 그를 곧바로 빅리그 로스터에 올렸다. 이는 적어도 현재 시점에서 구단이 배지환의 운동능력과 활용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새로운 팀에서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고 자신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면 그동안의 평가를 뒤집을 여지도 있다.
배지환은 이제 또 한 번 출발선에 섰다. 피츠버그에서의 4년, 메츠 산하 마이너리그 생활과 방출까지의 과정은 모두 지나간 일이 됐다. 밀워키에서의 몇 달이 앞으로 몇 년의 MLB 커리어를 결정할 수도 있다. 첫 경기에서는 번트 안타와 작전 수행으로 자신의 장점을 보여줬다. 빠른 발과 유틸리티 능력에 안정적인 타격까지 더한다면, 이번 이적은 방출 뒤 위기를 기회로 살린 시즌으로 기억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