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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원유 통항 90% 급감에 후티 홍해 봉쇄…중동 수출로 이중 마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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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7. 21.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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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브엘만데브 폐쇄 시 세계 공급 7% 추가 감소…사우디 원유 우회로 차단 위험
미군 공습·전투기 증파에 이란 미사일 보복…걸프 미군기지 피해 확산
중재국 휴전안에도 이란, 해협 관리권 고수
IRAN-CRISIS/YEMEN-RED SEA
선박들이 4월 2일(현지시간) 예멘 바브엘만데브 해안 인근에 떠 있다./로이터·연합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10일째 이어진 20일(현지시간)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급감한 가운데 후티가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봉쇄를 집행하면 사우디의 홍해 우회 수출로까지 차단될 수 있다. 중재국들은 이란에 10일 휴전안을 전달했지만, 미국과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관리권을 놓고 맞서고 있다.

YEMEN-SAUDI-CONFLICT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 지지자들이 17일(현지시간) 예멘 사나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연합군이 후티 통제 지역에 가했다고 후티 측이 주장하는 제한 조치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AFP·연합
◇ 후티, 사우디 해상봉쇄 선언…바브엘만데브 폐쇄 시 세계 원유 공급 7% 추가 감소

후티 반군이 봉쇄를 집행할 경우 겨냥되는 수역은 홍해와 아라비아해를 잇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사우디가 동서 송유관을 통해 홍해 얀부항으로 하루 약 490만 배럴의 원유를 우회 수출해 온 만큼, 이 해협의 전략적 가치가 급격히 높아졌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로이터는 바브엘만데브가 막힐 경우 세계 원유 공급량이 7% 추가 감소, 호르무즈 봉쇄에 따른 기존 공급 차질 10%와 합쳐 최대 17%에 달하는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미국의 전력 인프라 공격에 대비해 후티에 바브엘만데브 봉쇄를 준비하도록 요청해왔다고 로이터가 이란 고위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전했다. 후티 측과 가까운 소식통은 봉쇄 개시 시점은 예멘에 파견된 이란혁명수비대(IRGC) 현지 대표들이 통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스마일 가아니 IRGC 쿠드스군 사령관(소장)은 지난주 바브엘만데브를 '저항의 축'이 보유한 '비장의 카드(Trump Cards)' 중 하나라고 밝혔다고 FT가 보도했다.

영국 런던 채텀하우스의 파레아 알무슬리미 연구원은 FT에 "후티는 매우 심각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사우디가 예멘 내전에 개입해 후티와 전면 충돌했던 2015년 상황으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후티가 전쟁 확산을 억제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희망적 사고"라고 지적했다.

IRAN-CRISIS/USA
20일(현지시간) 미군이 공습한 이란 미확인 장소에 군사 장비가 보관돼 있다./미군 중부사령부(CENTCOM) 영상 캡처·로이터·연합
IRAN-CRISIS/USA
이란 미확인 장소에 보관된 군사 장비가 20일(현지시간) 미군의 공습으로 폭파되고 있다./미군 중부사령부(CENTCOM) 영상 캡처·로이터·연합
◇ 이란, 요르단 미군기지 세 차례 타격…조립식 숙소 피격으로 미군 2명 사망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지난주 24시간 동안 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를 세 차례 공격했다고 전했다. 첫 공격에서는 미사일 파편이 체육관을 맞혔고, 두 번째 미사일은 빈 격납고를 타격했다. 세 번째 미사일은 조립식 병영 숙소를 타격해 미군 2명이 숨졌다.

미국 국방부(전쟁부)는 사망자 신원을 타일러 제임스 피한 육군 중위(25)와 이사벨라 곤살레스 이병(19)으로 확인했다. 2월 28일 개전 이후 미군 누적 사망자는 17명으로 늘었다.

WSJ는 이란의 탄도미사일이 극고속으로 낙하하며 기동하도록 개량돼 미군 방어 체계를 돌파할 수 있음을 이번 공격이 입증했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미군 병사 한명을 죽일 때마다 그 대가를 몇 배로 치르게 될 것"이라며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댄 케인 합참의장, 군 지휘부에 이 지침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개전 이후 상선 59척 이상이 걸프 일대에서 공격받았으며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 집계에 따르면 선원 17명이 사망했다.

PAKISTAN IRAN DIPLOMACY
에스칸다르 모메니 이란 내무장관(왼쪽)이 20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해 모흐신 나크비 파키스탄 내무장관과 대화하고 있다./파키스탄 내무부 제공·EPA·연합
◇ 중재국, 이란에 10일 휴전안 전달…미·이란, 호르무즈 해협 관리권 놓고 대립

WSJ는 카타르가 10일 휴전과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제한 해제를 이란에 제안했으나 IRGC가 아직 응답하지 않았다고 중재국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에스칸다르 모메니 이란 내무장관은 이날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를 방문해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등과 회담한다. 파키스탄 정부 소식통 2명은 로이터에 모메니 장관이 파키스탄에 미·이란 간 중재 역할 재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란 외무부는 이번 방문이 양국 현안 논의에 초점을 맞췄다고 선을 그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란이 외교 의사를 보내고 있다면서도 "이란의 행동이 변해야 우리도 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이란 간 협상의 핵심 장벽은 호르무즈 해협 관리권이다. 이란은 양국이 지난달 서명한 양해각서(MOU) 제5조가 해협의 미래 관리 권한을 이란에 부여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미국은 이란의 감독을 받지 않는 오만 연안 항로를 선박들에 권고하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군사 공격을 받는 상황에서 협상 테이블에 복귀하도록 강요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버밍엄대의 우메르 카림 걸프 안보 연구원은 WSJ에 "이란 최고지도자의 계속된 부재와 이란의 호르무즈 관리권 양보 거부를 감안하면 중재는 사실상 불가능한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알리 하메네이 관저 폭파
이스라엘 방위군(IDF) 3월 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테러 정권 본부에 대한 대규모 공습 장면이라고 주장하면서 공개한 영상에서 캡처한 사진./AFP·연합
◇ 미국, 중동에 전투기·공중급유기 증파…트럼프 행정부 내 이란 정권 교체론 재부상

이처럼 협상만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 개방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미국 워싱턴에서 커지면서 이란 정권 교체 논의가 다시 의제에 오르고 있다고 FT가 전했다. 배리 맥카프리 전 미 남부사령관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상전에 병력 60만명과 약 1년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사법부 최고회의 연설에서 "지금 이란은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적들은 군사적 타격만으로는 이란 국민의 항복을 강요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군은 중동 전력을 증강하고 있다. 불가리아는 미국으로부터 공중급유기 최대 8대 배치 요청을 받았다고 확인했다고 WSJ가 전했다. 미국은 F-16·F-35 전투기와 공중급유기를 중동에 추가 배치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엑스(X·옛 트위터)에 "미국이 전쟁을 끝내고 싶다고 하면서 계속 새로운 군사 장비를 중동에 투입하고 있다. 우리는 이런 미국의 전술을 꿰뚫는 전문가가 됐고, 그에 맞게 준비돼 있다"고 적었다.

리스크 자문사 클리어뷰 에너지의 케빈 북 대표는 FT에 "모든 석유 부족은 연료 위기가 될 수 있다. 이번은 처음부터 그런 상황이었다. 충돌이 계속된다면 그 위기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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