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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올스타’ 잉글랜드, 가나 ‘질식축구’에 고전 끝 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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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6. 06. 24.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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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슈팅 퍼붓고도 무득점 부진
케인·벨링엄·사카
결정력 부족
가나는 '케이로스식' 질식 축구
우승후보에 무실점 승점1 따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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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의 해리 케인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L조 2차전 가나와의 경기에서 상대 골문을 두드렸지만 끝내 득점하지 못했다. /AFP·연합
1966년 이후 60년 만의 월드컵 우승에 도전하는 '축구종가' 잉글랜드가 답답한 경기 끝에 승리를 놓쳤다. 세계 최고 리그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올스타급 진용을 갖추고도 가나의 촘촘한 수비를 뚫지 못했다. 잉글랜드는 가나의 '케이로스 실리축구'의 벽에 막혀 무득점에 그쳤다.

잉글랜드는 23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L조 2차전에서 가나와 0-0으로 비겼다. 양 팀은 나란히 1승1무(승점 4)를 기록했지만, 골득실에서 앞선 잉글랜드가 조 1위를 유지했다.

경기 내용은 일방적인 잉글랜드의 공세였다.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과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 데클란 라이스(아스날) 등 주축 선수들을 총출동시킨 잉글랜드는 18개의 슈팅을 퍼부었지만 유효슈팅은 4개에 그쳤다. 전반 14분 라이스의 프리킥이 골대를 살짝 벗어난 장면 외에는 뚜렷한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거나 수비벽에 막히며 흐름이 끊겼다.

가나는 슈팅 2개에 그쳤지만 결과적으로는 가장 원하는 그림을 얻어냈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전력차를 인정하고 '지지 않는 축구'를 택했다. 수비 블록을 극단적으로 내리고 전형적인 '텐백' 축구를 구사했다.

토마스 파티를 중심으로 중원을 두텁게 하고 페널티박스 부근으로 필드 플레이어들이 모두 밀집하는 형태로 잉글랜드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았다. 촘촘한 수비 라인에 잉글랜드는 중앙으로 좀처럼 침투하지 못했다. 가나는 무리하게 역습하기보다 재역습에 대비한 '버티기 전략'이 제대로 먹혔다.

후반 들어서도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케인의 슈팅은 골키퍼에게 막혔고, 사카의 헤더는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후반 41분 니코 오라일리의 결정적 헤더가 골대를 강타한 뒤 이어진 케인의 슈팅마저 골문을 벗어나며 잉글랜드는 끝내 골을 만들지 못했다.

경기 종료 후 케이로스 감독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기뻐했다. 우승 후보를 상대로 사실상 '승리 같은 무승부'를 만들어낸 것처럼 보였다. 가나는 파나마와의 1차전에서도 슈팅 수에서 밀리며 고전했지만, 잘 버티다가 경기 막판 극장골을 만들며 1승을 거뒀다. 2경기 연속 무실점을 펼친 가나는 일명 케이로스식 늪 축구, '질식 축구'로 조별리그에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2026 FIFA WORLD CUP
가나 대표팀의 선수들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L조 2차전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마커스 래시포드(바르셀로나)의 돌파를 필사적으로 막고 있다. /UPI·연합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즐비한 잉글랜드는 마음 먹고 주저 앉은 가나를 두들기지 못했다. 박스 안 침투 기회가 적다보니 결정적인 기회도 별로 없었다. 공격 전개에서의 창의성도 떨어졌고, 상대의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깰 만한 패턴 플레이도 부족했다. 측면과 중앙의 연계도 단조로웠다. 큰 경기에서의 '결정력 부족'이 잉글랜드의 발목을 잡아왔는데 이날도 그런 모습이 반복됐다.

월드컵에선 줄줄이 강팀과 만나기 때문에 압박과 전환 속도를 높여줄 조직력과 체력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잉글랜드는 개개인의 이름값에 미치지 못하는 조직력으로 경기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

반면 가나는 케이로스 감독 부임 이후 확실히 달라진 옷을 입고 월드컵 본선에서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아프리카 특유의 개인기와 피지컬이 아닌 단단한 조직력과 일관된 전술로 강팀을 상대하고 있다. 특히 스페인·프랑스와 더불어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잉글랜드를 상대로 승점을 얻어 내며 토너먼트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L조는 잉글랜드와 가나가 승점 4로 공동 선두를 형성한 가운데 크로아티아와 파나마가 뒤를 쫓고 있다. 가나는 오는 27일(현지시간) 크로아티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32강 진출 여부를 가린다. 잉글랜드는 최약체 파나마를 상대로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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