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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이란 MOU, 전쟁 중단인가 유예인가…호르무즈 재개방 뒤 60일 협상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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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6. 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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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오바마 혁합의 비판하며 새 합의 '핵무기 차단 장벽'
아파치 격추 뒤 보복전 확산…중재국 개입으로 외교 국면 복귀
호르무즈 개방·해상봉쇄 해제 맞교환…이란 동결자산, 조건부 해제
미-이란 협상
J.D. 밴스 미국 부통령(왼쪽)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오른쪽)이 4월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의 한 호텔에서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의 중재 하에 종전 협상을 벌이고 있는 모습으로 TV 화면을 캡처한 사진./EPA·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가 14일 서명될 예정이라며 "서명 직후 호르무즈 해협은 모두에게 개방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 외무부는 14일 서명을 부인했고,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24시간 내 전자서명을 준비한다고 밝혀 막판 시간표를 둘러싼 신경전이 이어졌다.

이번 MOU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60일 휴전 연장을 출발점으로 삼지만, 이란 핵 프로그램·동결자산·해협 통제권은 후속 협상의 최대 변수로 남았다.

FILES-US-POLITICS-TRUM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포고문에 서명하기 전 발언하고 있다./AFP·연합
◇ 미국·이란 종전 MOU, 호르무즈 개방과 해상봉쇄 해제, 단계 연계

이번 MOU 초안의 골자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고, 미국이 이란 항구 해상봉쇄를 해제하며 60일 휴전을 연장하는 것이다. 미국 당국자들은 이란이 각 조건을 이행하는 단계마다 동결자산 해제와 대이란 제재 완화 혜택이 단계적으로 제공되며, MOU 서명만으로 이란에 경제적 혜택이 즉시 제공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이란은 동결자산 120억달러(18조2340억원)의 우선 해제를 요구하며 미국의 선지급 의지를 시험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60일 기간 동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으며 이란군이 첫 30일 이내에 기뢰를 제거하면서 해협이 재개방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미국과 이란은 MOU 전문을 공개하지 않아 세부 조항은 아직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고 NYT가 지적했다.

이란 핵 프로그램 처리와 고농축우라늄(HEU) 처리 방식, 해협 통제권 등 핵심 쟁점은 60일 후속 협상의 최대 변수로 남았다.

이란이 현재 보유한 농축우라늄 비축량은 총 9000㎏을 넘으며 무기급에 근접한 수준으로 농축된 것이 440㎏에 달한다고 FT는 보도했다.

Iran Daily Life
한 이란 거리 음악가가 10일(현지시간) 테헤란 북부의 한 인도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다./AP·연합
◇ 트럼프, JCPOA "핵무기로 가는 길" 비판…새 MOU '핵 차단 장벽' 주장

이번 MOU가 2015년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타결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의 케이틀린 탤머지 교수는 "이번 합의가 JCPOA를 비판했던 매파들이 지적한 약점 상당수를 되풀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 게시글에서 "JCPOA가 핵무기로 가는 쉽고, 아름답고, 순탄한 길이었다"고 비판하며 이번 합의는 '정반대'로 이란에 대한 '핵무기 확보 차단 장벽(A WALL TO NO NUCLEAR WEAPON)'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가 현금 17억달러(2조5830억원)를 포함한 수천억 달러를 이란에 지급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돈이 오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JCPOA는 이란의 핵폭탄 제조 시간을 2~3개월에서 1년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농축우라늄을 3.67% 순도로 15년간 제한하고, 비축량 상한을 300㎏으로 설정하며, 원심분리기를 1만9000기에서 6100기로 감축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광범위한 사찰권을 부여하며, 아라크(Arak) 중수로를 무기급 플루토늄 생산이 어렵도록 개조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18년 5월 JCPOA에서 탈퇴하고 제재를 재부과했으며, 이란은 2019년부터 합의를 위반하기 시작했고 2025년 유엔 제재가 재부과되면서 JCPOA는 사실상 사문화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이란 충돌
이란 미사일이 10일(현지시간) 테헤란으로 제시된 장소에서 발사되고 있다는 모습으로 동영상에서 캡처한 사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이날 호르무즈 해협 주변 미국의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요르단 내 미군기지와 걸프 지역의 다른 21개 목표를 공격했다고 밝혔다./로이터·연합
◇ WSJ "미-이란, 10일 카타르 중재로 추가 충돌 회피"

이번 MOU 서명 예고까지 미국과 이란 간 충돌이 이어져 지난 4월 8일 시작된 휴전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WSJ는 이날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MOU 체결로 전환된 것과 관련, 카타르 외교단이 10일 이란 테헤란을 방문해 새 평화협정 초안을 갖고 돌아왔고, 파키스탄 당국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합의 타결이 임박했음을 설득하면서 11일로 예고됐던 사흘째 공습이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이후 최종 합의안으로 추정되는 문서가 유출됐는데 이란에 유리한 내용이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불만을 표하며 참모진에게 반박 지시를 내렸다고 WSJ가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트럼프 대통령 사위 재러드 쿠슈너·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등이 지난 24시간 동안 합의 타결을 위해 총동원됐다고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IRAN-CRISIS/
이란인들이 11일(현지시간) 테헤란의 한 시장에서 장을 보고 있다./로이터·연합
◇ NYT "이란, 혁명수비대 중심 체제로 재편"…전문가 "이란 혁심 요구 지속할 것"

이란 내부 사정과 관련, NYT는 이 전쟁을 통해 이란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주도의 군부 우위 체제로 재편되며 위험을 더 감수하는 협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니 시트리노비츠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INSS) 선임연구원은 NYT에 "전쟁 이전 이란은 제네바에서 지금보다 더 나은 조건을 미국 측에 제시했었다"며 "핵무기 확보를 막기 위한 전쟁이 오히려 이란을 그 문턱 너머로 밀어붙인 전쟁이 됐다"고 분석했다.

MOU 서명 방식과 관련해서는 WSJ가 J.D. 밴스 미국 부통령의 제네바 방문 서명을 보도한 반면,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원격 전자서명 방식을 전해 매체 간 보도가 엇갈렸다.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합의 이행의 취약성은 여전하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이란 전문가 수잰 맬로니 연구원은 NYT에 "전쟁도 없고 평화도 없는 상태가 이란에는 유리하게 작용한다"며 "그런 상태가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맬로니 연구원은 "에너지·비료·알루미늄 등 시장 안정을 위해 어떤 합의라도 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압박이 가중될 것"이라며 "이란은 그 점을 이용해 핵심 요구를 쉽게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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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들이 11일(현지시간) 오만 무산담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해 있다./로이터·연합
◇ G7, 호르무즈 기뢰 제거 지원 논의…이란, 하메네이 장례로 정상화 시동

트럼프 대통령은 15일부터 17일까지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해 카타르·아랍에미리트(UAE)·이집트·인도·프랑스 정상과 각각 양자 회담을 갖고, 이란 합의 이행 지원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가 미국 고위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 고위관리는 "영국과 프랑스가 논의한 기뢰 제거 연합체가 있으며 이미 일부 함정을 해상에 배치하고 일부는 인근에 대기 중"이라며 G7 차원의 기뢰 제거 협력을 촉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참석하는 G7 업무 세션에도 참석하며, 정상회의 이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초청으로 파리 외곽 베르사유 궁전에서 미국 독립 250주년을 기념하는 별도 만찬을 가질 예정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편, 이란 공영방송 IRIB ·국영 IRNA통신은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장례식이 사망 126일 만에 거행된다고 보도했다. 장례는 다음달 4~5일 테헤란 이맘 호메이니 모살라(대사원) 고별식을 시작으로, 6일 테헤란·7일 성지 곰(Qom) 운구 행렬을 거쳐 9일 이란 북동부 성지 마슈하드의 이맘 레자 성지에 안장되는 일정이며, 장례 시작일인 7월 4일은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과 겹친다.

후임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뒤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56)의 공개 행보 여부가 주목된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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