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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총리·국방부 ‘주둔미군’ 증강 엇갈린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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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6. 05. 06. 17:59

총리 "영구 주둔 반대" 장차관 "찬성"
러 인접 지정학 리스크 대비 필요에도
EU국가 獨·佛 협력 관계도 고려한 듯
폴란드 내 첫 미군 영구 주둔기지 개소 행사. 미군 병사들이 2023년 3월 21일(현지시간) 폴란드 서부 포즈난에 있는 캠프 코시우스코에서 개소 행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현지시간) 폴란드 국방부 파베우 잘레프스키 차관은 방송사 RMF FM과의 인터뷰에서 '미군 병력 증강' 문제를 직접 거론했다. 같은 날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 폴란드 국방장관도 RMF24 방송을 통해 "병력 쿼터 유지를 넘어 증가가 목표"라며 "폴란드의 전략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국방부 라인 전체가 자국 내 여러 방송 매체를 통해 미군 추가 유치에 적극적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폴란드 정부는 현재 주둔 미군(USAG-P)의 순환배치 병력을 영구 주둔으로 전환하고 추가 증강을 미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날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정반대의 신호를 보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폴란드가 독일이나 여타 유럽 동맹국을 희생시켜 미군을 유치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투스크 총리는 잘레프스키 차관의 협의 사실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우리 정부 출범 초부터 2년째 협의해온 것"이라고 부연했다. 즉 총리는 방향을 부정한 것이 아니라 '이번 독일 감축분을 가져오는 방식'을 경계한 것이다.

국방 장차관과 총리의 엇갈린 발언은 폴란드가 처한 복합적 지정학적 셈법을 그대로 드러낸다. 폴란드는 유럽연합(EU) 내에서 독일, 프랑스와의 협력 틀을 유지해야 하는 동시에 러시아의 위협이 현실로 다가온 나토 동부전선 당사국으로서 최대한 많은 미군 병력을 자국에 묶어두어야 한다는 이중 압박 속에 있다.

폴란드의 미군 유치 전략은 이미 상당히 진척돼 있다. 2025년 기준 GDP 대비 4.48%를 국방비로 지출해 나토 회원국 중 1위를 기록했고, 2026년에는 4.81%를 편성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하는 5% 목표에 가장 근접한 국가다.
미국은 폴란드 내 4개 군사기지 개발에 5억 달러 이상을 올해 초 승인했다. 현재 순환배치 포함 약 1만명의 미군이 폴란드에 주둔 중이며, 2024년 폴란드 군 총참모부는 이를 최대 10만명까지 확대 가능하다는 나토 계획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폴란드가 친미 행보를 지속해 온 것은 트럼프 1기 때부터다. 2018년 안제이 두다 당시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군 영구 주둔 대가로 20억 달러를 제안하며 기지에 '포트 트럼프(Fort Trump)'란 이름을 붙이겠다고 했다. 2020년에는 미국과 '방위협력강화협정(EDCA)'을 체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폴란드 정상회담에서 "원한다면 병력을 더 보낼 수 있다"고 화답했다.

한국 정부는 주한미군 감축 논의는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번 독일 사례는 동맹국의 '안보 기여도' 평가가 트럼프 행정부 병력 재배치의 실질적 기준이 될 수 있음을 전 세계 미국 동맹에 확인시켰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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