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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보아투] 오리온 말차 3종…혀끝에서 증명된 ‘대기업’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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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연 기자

승인 : 2026. 05. 05. 14:29

말차, 플레이버 플랫폼으로 진화
R&D 62억 투자…맛의 균형 구현
자산 5조원 넘겨…대기업 존재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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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이 선보인 '꼬북칩 말차초코맛' '톡핑 말차블라썸' '초코칩쿠키 말차라떼맛'./이창연 기자
봉지를 뜯자마자 진한 찻잎 향이 코끝을 맴돈다. 시중 과자에서 흔히 맡던 인위적인 가루 향이 아니라, 갓 빻아낸 듯한 묵직한 쌉싸름함이 느껴진다. 오리온이 선보인 말차 신제품 3종의 첫인상이다.

이번 라인업은 '꼬북칩 말차초코맛' '톡핑 말차블라썸' '초코칩쿠키 말차라떼맛' 등 총 3종으로 구성됐다. 모두 말차를 중심에 두되, 초콜릿·과일·유제품 등 서로 다른 요소를 결합해 맛의 방향을 달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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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이 출시한 '꼬북칩 말차초코맛'./이창연 기자
먼저 꼬북칩 말차초코맛은 68g 용량에 403㎉로 일반 스낵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봉지를 열자 초코 향이 먼저 올라오고 뒤이어 말차 특유의 쌉싸름함이 얇게 깔린다. 초콜릿 코팅 위에 말차 시즈닝이 더해진 외형부터 두 가지 맛의 조합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네 겹으로 쌓인 칩을 한입 베어 물면 바삭한 식감이 층층이 이어진다. 식감이 먼저 기억에 남고, 그 뒤를 따라 맛이 올라오는 구조다. 전반적으로는 단맛 중심의 설계라는 인상도 남는다.

지난 2월 미국 수출 소식이 먼저 알려지며 화제가 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글로벌 소비자층을 고려해 과도한 개성보다는 안정적인 맛의 균형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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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이 선보인 '초코칩쿠키 말차라떼맛'./이창연 기자
초코칩쿠키 말차라떼맛은 104g 용량에 498kcal로 비교적 묵직한 편이다. 지난해 한정판으로 선보였던 '제주말차라떼맛'과 큰 틀에서 유사한 풍미를 이어가고 있다. 말차는 전면에 나서기보다 라떼처럼 완만하게 섞여 들어온다. 초코칩이 씹힐 때마다 단맛이 강조되지만, 전체적으로는 쌉싸름함이 바닥을 잡고 있어 균형이 무너지지 않는다. 해당 제품은 한정판으로 출시된 이후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구가 이어지면서 상시 판매 제품으로 전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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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이 내놓은 '톡핑 말차블라썸'./이창연 기자
톡핑 말차블라썸은 세 제품 가운데 가장 다채로운 구성을 갖는다. 말차 크림 위에 딸기, 아몬드, 그래놀라를 더해 식감과 색감 모두를 강조했다. 한 입 넣으면 여러 식감이 동시에 퍼지며 부드러운 크림을 중심으로 바삭한 견과류와 과일의 식감이 어우러진다. 말차의 쌉싸름함 위로 딸기의 산뜻한 산미가 겹치면서 단맛은 상대적으로 가볍게 느껴진다. 시각적인 완성도까지 고려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SNS 공유형 디저트' 성격도 드러난다.

세 제품을 종합하면 말차를 강하게 밀어붙이기보다 다른 재료와의 조합을 통해 '조절된 쌉싸름함'으로 풀어낸 점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단순히 향과 색을 강조하던 기존 제품과 달리 맛의 균형 설계가 보다 정교해졌다는 평가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연구개발(R&D)이 있다. 오리온은 지난해 '말차 원료 공법 적용을 통한 풍미 극대화' 과제를 수행했고, 연구개발비도 62억원으로 늘렸다. 전년(58억원) 대비 7.4% 증가하며 처음으로 60억원을 넘어섰다. 제과업계에서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던 R&D 투자가 맛의 정교함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말차를 둘러싼 시장 환경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네스터에 따르면 세계 말차 시장은 지난해 31억3000만 달러에서 2035년 54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는 말차가 다양한 제품군에 적용할 수 있는 '플레이버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고 보고 있다. 건강 이미지와 시각적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맞물린 결과다.

이 같은 흐름은 기업 전략에서도 나타난다. 오리온은 창립 70년 만에 공정거래위원회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리며 자산 5조원을 넘어섰다. 외형 확대와 함께 제품을 만들어내는 방식 역시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말차 시리즈에서 확인된 세밀한 풍미 설계와 원료 활용은, 단순한 신제품 출시를 넘어 '대기업'으로서의 기술력과 방향성을 드러내는 사례로 읽힌다.
이창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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