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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이 적용된 후보가 다른 선거에 다시 등장하고, 단수공천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통상적인 공천의 범주를 벗어난다. 공천 불복에 따른 감산은 제도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장치다. 그 장치가 유지될 때 공천은 기준과 절차에 따라 작동한다.
그러나 이번 과정에서는 그 기준이 사실상 무력화된 모습이다. 감산이 적용된 인사가 곧바로 다른 선거에 재배치되고, 경쟁 없이 공천으로 이어진 구조는 제도보다 판단이 우선했다는 인식을 낳는다. 공천의 일관성과 형평성은 그 지점에서 흔들린다.
논란의 중심에는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이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번 공천이 절차에 따른 결과라기보다 특정 판단에 의해 방향이 설정된 결정이라는 해석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공천은 공천관리위원회가 심사하고 의결하는 구조를 가진다. 이 구조가 유지될 때 공관위는 독립된 결정 주체로 기능한다. 하지만 이번 사안에서는 공관위가 실질적인 판단을 했다는 신뢰가 약해지고 있다. 결과가 먼저 정해지고 절차가 뒤따른 것처럼 보이는 흐름이 반복되면서, 공관위의 역할 자체가 형식에 머물렀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과정 역시 자연스럽지 않다. 후보 공백이 이어진 기간 동안 재공모나 대안 마련이 즉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고, 그 이후 특정 인사의 재진입으로 연결됐다. 공백의 시간은 결과적으로 특정 인물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구조로 귀결됐다.
이에 대해 김원이 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해당 후보의 감산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과거 당 규정 미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하며, 경선 기회가 제한된 상황에서 도의원 출마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또 후보 조정은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은 논란의 핵심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기준과 절차에 대한 구체적 설명 없이 결과만 제시된 상황에서, 공천이 제도가 아니라 정치적 선택에 의해 움직였다는 인식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공천은 기준과 절차로 작동해야 할 정당 정치의 최소한의 장치다. 하지만 이번 사례에서는 그 최소한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제도가 자리를 비운 자리에서 판단이 공천을 대신한 구조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번 목포지역 공천 논란은 특정 인사를 둘러싼 문제가 아니라 공천 시스템 자체에 대한 신뢰를 흔드는 사건으로 확장되고 있다. 기준이 무너지면 공천은 경쟁이 아니라 배분으로 인식된다. 그 순간 정당 정치의 신뢰는 빠르게 무너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