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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철광석 시대’ 저물고 ‘구리 시대’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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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승인 : 2026. 02. 18. 17:40

재생에너지·AI 확대로 구리 수요·가격 급등
구리 생산 확대와 칼륨 사업 성장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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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BHP 그룹/로이터 연합뉴스
세계 최대 광산기업 BHP가 2026 회계연도 상반기(2025년 7~12월) 실적을 발표하면서 구리 사업이 사상 처음으로 철광석을 넘어 그룹 전체 수익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호주 매체 뉴스닷컴은 지난 17일 BHP의 구리 사업이 감가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의 51%를 차지해 철광석(약 48~49%)을 앞질렀다고 보도했다.

호주는 수십 년간 철광석 등 자원 수출에 힘입어 여러 글로벌 경제 위기를 비교적 잘 극복해 왔다. 철광석 수출은 1960년대 일본을 시작으로 2005년 하반기 중국 수요 폭증 이후 본격 호황을 맞았다. 2010~2011년경 석탄을 제치고 호주 최대 수출 품목으로 자리 잡은 이후 오랫동안 호주 경제의 핵심 버팀목 역할을 했다.

그러나 6년 전만 해도 BHP 수익의 약 70%가 철광석에서 나왔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에 구리가 그룹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은 큰 변화다. 이는 단순한 기업 실적을 넘어 세계 경제가 '철강 중심'에서 '전기화·디지털화'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구리 사업의 약진 배경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AI·데이터센터 붐으로 인한 수요 폭증이다. 구리 가격은 2020년 이후 약 200% 급등했으며, BHP는 칠레 에스콘디다 광산 등을 중심으로 지난 4년간 구리 생산량을 약 30% 늘려 세계 최대 구리 생산업체로 올라섰다.

마이크 헨리 BHP 최고경영자는 "구리 가격 상승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있다"며 칠레, 아르헨티나, 애리조나, 남호주 등 4개 지역의 성장 프로젝트를 강조했다.

철광석 사업도 여전히 견고하다. 서호주 철광석 부문은 상반기 생산·출하량에서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고, 세계 최저 비용 주요 생산자로서 입지를 더욱 굳혔다. 다만 중국의 신규 철강 생산 기술 도입과 아프리카 광산 투자 확대 등으로 장기적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특히 호주 경제 입장에서는 의미가 크다. 그동안 중국 철강 수요에 크게 의존했던 호주가 이제 AI, 데이터센터, 재생에너지라는 글로벌 메가트렌드의 핵심 소재 공급망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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