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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발'이 아니라 '운영'… 민간이 맡은 항만과 도시
하코다테 항 주변의 일부 핵심 시설은 행정이 아닌 민간이 운영 주체로 참여하고 있다. 시 당국은 기준 설정과 감독을 담당하고, 시설의 유지·관리와 수익·손실의 책임은 민간이 진다. 현장에서 반복해 강조된 점은 분명했다. 운영 주체가 명확해야 장기 계획이 가능하고, 시설은 지속된다. 하코다테는 도시 재생을 신규 개발이 아닌 운영의 문제로 접근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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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수산시장이 보여준 '관리하는 어업'
하코다테 현지취재 둘째 날인 6일 오전 6시, 수산시장 새벽 경매 현장은 하코다테의 또 다른 전환을 보여줬다.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된 키워드는 '어종 변화'와 '자원 관리'였다. 단순히 많이 잡는 방식이 아니라, 어종별·시기별로 관리하지 않으면 지속이 어렵다는 인식이 공유되고 있었다. 이는 '잡는 어업'에서 '관리하는 어업'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기후 변화와 해류 변화가 어획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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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코다테산 일대에서 진행된 소방·방재 취재는 도시 운영의 또 다른 축을 드러냈다. 항만과 산림, 주거지가 맞닿아 있는 하코다테는 대형 화재 위험을 상시 전제로 관리한다. 산림과 시가지 경계 지역은 방재 구역으로 설정돼 있고, 강풍과 산불 확산을 가정한 대응 체계가 운영된다.
현장에서는 장비 배치 기준, 초기 대응 동선, 급수 체계가 실제 지형을 기준으로 설명됐다. 고니시 다이(小西 大) 하코다테시 소방본부장은 "하코다테의 화재 대응은 진압보다 예방과 확산 지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도시의 숲과 녹지 관리 역시 경관이 아니라 재난 대응 체계의 일부로 다뤄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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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의 마지막 현장은 와인 생산 시설이었다. 눈 덮인 포도밭과 양조 시설에서 강조된 것은 관광이나 스토리가 아니라 공정 관리였다. 품종 선택, 발효 온도, 숙성 기간이 모두 수치로 관리된다. 드 몽티유 & 홋카이도'('de MONTILLE & HOKKAIDO') 와이너리의 야노 하유루(矢野映) 총괄책임자(General Manager)는 자연 조건을 바꿀 수는 없지만, 대응 방식은 설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어업과 소방 현장에서 확인한 관리 중심의 접근과 동일한 논리였다.
◇ '누가 운영하고 책임지는가'로 수렴한 하코다테
하코다테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항만과 시가지, 산림은 취재 현장과 그대로 겹쳐졌다. 수산시장, 항만 시설, 산림과 소방, 산업 현장까지 관통한 질문은 하나였다. "누가 운영하고, 누가 책임지는가?"
이번 취재에서 확인된 공통점은 분명했다. 하코다테는 공무원이 개발 계획을 앞세우는 도시가 아니라, 민간이 운영의 주체로 책임을 지는 도시였다. 어업·도시 시설·방재·산업 전환 모두에서 이 원칙은 일관됐다. 하코다테의 경쟁력은 새로운 청사진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도시를 운영으로 완성해 가는 구조에 있었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