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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빈 살만과 단독 회동… 모빌리티·에너지 주도권 고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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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수 기자

승인 : 2025. 10. 28. 17:52

'사우디 비전 2030' 파트너 입지 강화
중동·북아프리카 교두보 확보 구상
HMMME 신공장 건설현장 점검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와 단독 회담을 갖고 미래 모빌리티·에너지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올해 초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합작해 착공한 현대차 사우디아라비아 생산법인(HMMME)에 이어, '사우디 비전 2030' 핵심 파트너로 입지를 강화하는 행보다. 이번 사우디 방문은 단순한 경영행보를 넘어, 현대차그룹이 중동의 산업 전환 흐름 속에서 글로벌 모빌리티 밸류체인 주도권을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적 메시지로 해석된다.

현대차그룹은 27일(현지시간) 사우디 리야드 리츠칼튼호텔에서 정의선 회장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와 단독 회담을 가졌다고 28일 밝혔다. 회담에서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중장기 전략을 설명하고 사우디의 산업 다각화 구상과 연계한 공동 프로젝트를 논의했다.

이번 회담은 2022년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 당시 이후 첫 단독 면담이다. 양측은 '사우디 비전 2030' 실현을 위한 제조·수소·스마트시티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정의선 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 비전 2030의 의미와 중요성을 깊이 이해하고 있으며, 현대차그룹의 경쟁력 있는 사업역량을 기반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기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의선 회장은 면담 전날 킹 살만 자동차산업단지 내 건설 중인 '현대차 사우디 생산법인(HMMME)' 현장을 방문해 공사 현황을 점검했다. HMMME는 현대차 30%, PIF 70% 지분의 합작사로 올해 5월 착공해 2026년 4분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간 5만대 규모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혼류 생산하는 현대차그룹의 중동 첫 완성차 공장이다.

정의선 회장은 무더위 속에서 근무하는 현지 임직원을 만나 "사우디아라비아 생산 거점 구축은 현대차가 중동에서 내딛는 새로운 도전의 발걸음" 이라며 "고온, 사막 등 이전의 거점들과는 다른 환경에서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모빌리티를 적기에 공급할 수 있도록 모든 부문에서 철저한 준비를 해야한다"고 격려했다.

사우디는 중동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탈석유 정책을 통해 제조업·수소산업 중심의 산업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합작을 통해 단순한 차량 생산을 넘어 현지 인재 양성, 부품 생태계 구축 등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협력 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파트너십은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전동화·수소 기술력과 사우디의 에너지 자원을 결합해 '모빌리티-에너지 융합 산업모델'을 구현한다는 점에서 상징적이다. 현대차는 향후 생산·공급망·친환경 기술을 연계한 중동형 제조 생태계를 구축하고, 북아프리카까지 확장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사우디 시장에 맞춘 SUV·친환경차 라인업을 확대하며 브랜드 신뢰도 제고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1~9월 사우디에서 14만9604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8.5% 성장했으며, 연말까지 21만대 달성을 목표로 한다. 현지 맞춤형 생산체제 구축과 더불어, 현대차·기아가 보유한 전동화 기술을 사우디의 친환경 정책과 결합시켜 지역별 전기차 수요에도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또 현대차는 네옴(NEOM)과 협력해 수소버스 실증에 성공하고, 기아는 레드시글로벌(RSG)과 친환경 모빌리티 실증사업을 진행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빈 살만 왕세자가 설립한 Misk 재단과도 협력해 청년 인재 양성과 스마트시티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전동화와 로보틱스에 이어 소재·제조·에너지까지 포괄하는 수직계열화를 구축 중"이라며 "사우디와의 협력은 중동 진출 이상의 의미를 가진 산업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남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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