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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대만 화롄현에서는 폭우로 제방호수가 넘치면서 다리가 끊기고 도로가 흙탕물에 잠겼다. 차량과 가재도구가 급류에 휩쓸리며 최소 17명이 숨졌다. 광푸향에서는 마을이 사실상 고립돼 주민 8400여 명 중 절반 이상이 고지대나 2층 이상의 안전한 곳으로 피신했다.
필리핀 북부 카가얀 주에서는 최소 10명이 사망했다. 이 가운데 7명은 거센 파도에 어선이 뒤집히면서 익사한 어부들이었다. 실종자도 5명에 달한다. 당국에 따르면 약 70만 명이 피해를 봤고, 2만5000명은 긴급 대피소로 이동했다.
중국 광둥성에서는 주민 200만 명 이상이 사전에 대피했다. 신화통신은 장먼시 추안다오에서 순간 최대풍속이 시속 241km에 이르러 기상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태풍은 이날 오후 5시 양장시 하이링다오에 상륙했다. 중심 부근 최대풍속은 시속 144km에 달했다. 중국 정부는 수천만 달러 규모의 구호 자금을 긴급 편성했고, 광시성 일부 지역에서는 철도 운행도 중단됐다.
홍콩에서는 강풍으로 보행교 지붕이 뜯겨 나가고 수백 그루의 나무가 쓰러졌다. 선박이 해안에 충돌해 난간이 파손됐으며, 강변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놀이터가 물에 잠겼다. 한 호텔 내부로 파도가 밀려드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하기도 했다. 병원에서는 90명이 다쳐서 치료를 받았다.
홍콩 천문대는 라가사의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을 시속 195km로 관측했다. 이는 올해 북서태평양과 남중국해 지역에서 발생한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1950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후 역대 두 번째 규모라고 천문대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