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4도 준비… 차세대 주도권 노려
엑시노스 2600, 비메모리 승부수로
내년 갤S26에 탑재 해외 점유율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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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까지 이틀 연속 8만원대를 유지했다. 시급한 과제로 지목됐던 HBM3E의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 통과가 이뤄지면서 본격적인 납품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 앞서 삼성전자는 AMD와 브로드컴에 HBM3E를 납품해 왔지만,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에선 수차례 고배를 마셨다. HBM '큰손'인 엔비디아 공급망에 진입하면서 아마존과 구글 등 주요 빅테크와의 거래에도 탄력이 붙게 됐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다음 승부처인 HBM4에서도 수율 안정화 등 양산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술 차별화를 위해 1c 나노 공정의 양산 전환 승인을 완료하고, 주요 고객사에도 샘플을 출하한 상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최종 품질 테스트를 통과한 HBM3E 공급 가시화와 HBM4 신규 공급 가능성 확대는 글로벌 시장에서 강력한 레퍼런스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모리 사업 정상화에 탄력이 붙으면서 시장의 관심은 엑시노스로 대변되는 비메모리 사업으로 향한다. 엑시노스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가 설계하고, 파운드리 사업부가 생산하는 자체 모바일 AP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 시리즈 등 자사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엑시노스를 탑재해 왔지만, 2022년 갤럭시S22 시리즈에 적용한 엑시노스 2200이 성능 저하와 발열 논란을 겪으면서 최근까지도 퀄컴의 모바일 AP를 중점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올해 초 출시한 갤럭시S25 시리즈 역시 전 모델에 퀄컴 스냅드래곤 8 엘리트가 탑재됐다.
높아진 외부 AP 의존도는 비메모리 사업 수익성 저하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2021년 6조원대였던 모바일 AP 매입액은 2023년 11조원대까지 올랐고, 올해 상반기에도 7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이 같은 여파에 비메모리 사업도 매 분기 조 단위 영업손실이 이어지는 형국이다. 삼성전자는 시스템LSI 사업부와 파운드리 사업부의 구체적인 실적을 공개하지 않지만, 증권가 등에선 올해 상반기에만 10조원을 웃도는 영업손실을 겪은 것으로 보고 있다.
비메모리 사업의 승부카드는 연내 양산을 목표로 하는 엑시노스 2600이다. 최신 2나노 공정으로 생산되는 엑시노스 2600은 전작 대비 큰 폭의 성능 개선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다. 성능 측정 사이트인 긱벤치에 공개된 테스트 결과에서 엑시노스 2600으로 추정되는 삼성전자 AP의 점수는 싱글코어 3309점, 멀티코어 1만1256점을 나타냈다. 이는 퀄컴의 차세대 AP(싱글코어 3393점, 멀티코어 1만1515점)와 견주는 성능이다. 삼성전자는 원활한 양산을 위해 연내 70% 이상의 수율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 초 출시될 갤럭시S26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글로벌 점유율 확대 여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모바일 AP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5% 점유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1위(36%) 미디어텍은 이날 차세대 AP '디멘시티 9500'을 발표했고, 2위(28%) 퀄컴은 24일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를 선보일 계획이다. CTT리서치는 "4분기부터는 엑시노스 2600향 매출이 발생하면서 실적 성장을 이끌 예정"이라며 "마진이 높은 비메모리 비중 증가로 전사 영업이익률도 동시에 상승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